[데이터뉴스=이루비 기자] 한국계 미국인이자 미국 벨연구소 최연소 사장 출신의 ‘벤처 신화’, 김종훈(58) 키스위모바일 회장이 컴백한다. 박근혜 정부 초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이중국적 등의 논란으로 자진 사퇴한지 꼭 5년 만이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3일 주주총회를 열어 김 회장을 비롯해 노무현 정부 여성 최초 법제처장을 지낸 김선욱 전 이화여대 총장, 국내 반도체 권위자로 꼽히는 박병국 서울대 교수 등 3명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또 삼성전자는 이날 주총에서 이상훈 전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사장, 김기남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즈) 부문장 사장, 김현석 CE(소비자가전) 부문장 사장, 고동진 IM(IT&모바일) 부문장 사장 등 4명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이재용 부회장 석방 이후 경영쇄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새로운 이사진이 갖춰지는 것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미래전략실을 해체하면서 이사회 중심으로 투명경영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새로운 이사진을 주축으로 삼성전자의 경영쇄신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이사들의 면면에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특히 글로벌 IT 기업으로 성공한 CEO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김 회장의 역할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 회장은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나 15세에 미국으로 이민, 빈민촌에서 어려운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경야독으로 명문 존스홉킨스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대학원에 진학해 기술경영학과 석사학위를 마쳤다. 공학박사 학위는 메릴랜드대에서 따냈다.
김종훈하면 수식어처럼 따라다니는 ‘벤처신화’는 1992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벤처회사 유리시스템즈에서 시작한다. 유리시스템즈는 1998년 ATM이라는 군사통신장치를 개발해 세계적인 통신장비업체 루슨트테크놀로지에 10억달러에 매각하는데 성공한다. 이를 통해 그는 38세의 나이에 미국 400대 부자 반열에 오른다.
이후 김 회장은 2001년 메릴랜드대학교로 자리를 옮겨 전자 컴퓨터공학과와 기계공학과 교수로 강단에 섰다. 또 2005년 4월에는 첫 외부 출신이자 최연소로 벨연구소 사장직을 맡았다. 당시 좌초 위기의 벨연구소는 김 회장 영입 이후 회생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벤처기업가에서 세계 최고 IT연구기관의 수장이 된 살아있는 벤처신화를 바탕으로 박근혜 정부 당시 초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으로 지명됐으나 이중국적 등의 논란으로 공직에 오르진 못했다.
업계에서는 김 회장이 공직을 통해 이루지 못한 국내 ICT 발전에 대한 기여의 꿈을 삼성전자 사외이사를 통해 이루기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등 4차 산업혁명의 도전에 직면한 삼성전자의 글로벌 사업에 큰 조력자 역할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미래부 장관 내정 당시 김 회장은 "다시 회사를 차린다면 ICT 분야를 1순위로 선택할 것이고, 에너지와 바이오 분야에도 커다란 과제들이 많아 관심이 있다"며 "ICT업계가 직면한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힘을 쏟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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