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안신혜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올해도 주요 계열사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재계 일각에선 주요 사업에 대한 ‘권한’만 챙기고 ‘책임’은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정용진 부회장은 신세계와 이마트의 주요 경영 사안을 지휘하고 있다. 정유경 총괄사장 역시 백화점과 패션, 뷰티부문 등의 경영을 맡으며 최근 신세계 그룹 내 경영 영향을 넓혀가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지 않은 상태다.
등기 임원의 경우 이사회에 참여해 주요 경영사안에 의견을 내놓을 수 있는 권한이 있고, 이에 대한 법적 책임도 진다. 반면 미등기 이사의 경우 법적인 책임이 없고, 연봉 등도 공개되지 않는다.
정 부회장은 2013년 이후 6년 째 신세계와 이마트의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정 부회장은 2010년 신세계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2011년에는 이마트가 분할되면서 신세계와 이마트 등기이사로 모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2013년 신세계와 이마트 두곳 모두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이후로 지금까지 미등기 이사로 있는 상태다.
정 부회장은 지난 2013년 신세계와 이마트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며 각 사 전문경영인들의 책임 경영을 강화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경영 전반에 영향을 끼치면서도 6년째 미등기 이사로 남아있는 정 부회장에 대한 ‘책임회피’ 논란이 제기되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하는 대기업집단 가운데 상위에 있는 그룹의 오너일가 대부분이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며 책임경영을 이어가는 가운데, 농협을 제외한 순위 기준 지난해 대기업집단 순위 10위에 오른 신세계 오너일가가 미등기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대조된다.
국내 대기업집단 순위 상위 5위 내 그룹인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에서 경영에 관여하고 있는 오너일가는 모두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전자 등기이사에 이름이 오른 상태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6년 10월 등기이사에 등재됐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계열사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정몽구 회장은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현대건설의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렸고,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자동차 외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에 등재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16년 이후 SK에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LG그룹에서는 구본무 LG 회장이, 구본준 LG 부회장은 LG전자와 LG화학에 등기임원으로 등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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