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현대건설의 영업실적과 주가가 최근 8년 사이 크게 뒷걸음질 쳤다. 지난 1월 신규 선임된 박동욱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의 어깨가 무겁다.
28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현대건설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7년 이 회사의 매출액은 10조1680억 원으로 영업이익은 4188억 원, 당기순이익은 1489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년도(매출액 11조411억 원, 영업이익 5897억 원, 당기순이익 3231억 원) 대비 각각 7.9%, 29%, 53.9%씩 감소한 수치다.
이러한 현대건설의 실적 감소는 정수현 전 대표 취임 이후 계속 이어져 왔다.
정 전 대표 취임 첫 해인 지난 2011년 현대건설 실적은 영업이익 4970억 원, 당기순이익 5033억 원으로 직전년도(영업이익 5843억 원, 당기순이익 5304억 원) 대비 각각 14.9%, 5.1%씩 감소했다.
이후 현대건설의 당기순이익은 2012년 3470억 원, 2013년 3180억 원, 2014년 2236억 원으로 3년 새 반토막 났다. 2015년과 2016년엔 각각 3108억 원, 3231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반등에 성공하는 듯 했으나 지난해 다시 1489억 원으로 곤두박질 치면서 2010년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주가 역시 7년 동안 반토막 났다.
2010년 마지막 장 마감일인 12월30일 기준 현대건설의 주가는 7만2300원이었다. 그러나 2012년 12월28일 7만 원까지 떨어진 주가는 2013년12월30일 6만700원, 2014년 4만2100원, 2015년 2만8550원으로 매년 하락세를 이어갔다. 2016년 마지막 장 마감일인 12월29일엔 4만2800원까지 올랐으나 지난해(2017년 12월 29일) 다시 3만6300원으로 하락했다. 지난 26일 장 마감 기준 현대건설의 주가는 3만9000원으로 장 전 대표가 취임하기 전(2010년 12월31일)보다 46.1%나 감소한 상태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2010년 이후 실적 감소는 너무 오래전 일이라 비교가 어렵다“면서 ”2017년 실적이 2016년 대비 감소한 것은 환율 하락으로 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주가 하락은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 보단 시장 흐름으로 인한 것“이라며 ”업계 타 기업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 불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상위 건설사들의 실적은 크게 개선됐다.
업계 1위 건설사 삼성물산은 지난해 매출액 20조4428억 원, 영업이익 5619억 원, 당기순이익 4636억 원의 영업실적을 기록했는데 이는 직전년도(매출액 20조16억 원, 영업이익 316억 원, 당기순이익 4096억 원) 대비 각각 2.2%, 1678.2%, 13.2%씩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대림산업 당기순이익 역시 375억 원에서 1030억 원으로 174.7% 증가했다. 포스코건설은 61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GS건설은 98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직전년도(-380억 원) 대비 적자폭이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업계는 지난해 반포주공 1단지 수주전에서 진흙탕 싸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정 전 대표 대신 신규 선임된 박 대표가 산적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박 대표는 1962년생으로,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현대건설로 입사했으나 1999년에 현대자동차로 자리를 옮긴 뒤 현대건설 재경본부장 전무로 다시 복귀하기 전까지 약 11년간 현대자동차에서 근무했다. 이후 현대건설 재경본부장 부사장 등을 거쳐 지난 1월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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