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매출 7조 원 시대를 연 LG이노텍이 1분기 애플 리스크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애플의 주문 급증으로 전에 없는 호황을 맞았지만, 애플의 매출 비중이 절반을 넘으면서 리스크도 커졌다는 평가다.
2일 하나금융투자 등 증권사에 따르면, LG이노텍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투자는 LG이노텍이 1분기 매출 1조8484억 원, 영업이익 459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매출 1조8600억 원, 영업이익 301억 원을 예상했다.
이같은 실적 전망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매출 1조6447억 원, 영업이익 668억 원)에 비해 매출은 2000억 원 가량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300억 원 가까이 줄어드는 것이다.
증권사들은 북미 주요 거래선의 스마트폰 판매 부진으로 카메라 모듈, 3D 센싱 모듈 등의 공급 물량이 기대보다 줄어드는 것을 LG이노텍 수익성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LG이노텍의 실적 향상을 견인한 애플이 올해 1분기 실적 하락의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LG이노텍은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7조 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애플 관련 매출 급증이 결정적이었다.
LG이노텍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고객 A사 관련 매출은 4조986억 원으로, 2016년(2조1239억 원)보다 두 배가량 늘어났다. 전체 매출에서 A사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36.9%에서 2017년 53.6%로 급증했다. A사는 애플이 확실시된다.
지난해 LG이노텍의 매출은 전년에 비해 1조8850억 원 늘었다. 이는 애플 관련 매출 증가액보다 적어 애플 외의 고객사에서 올린 매출이 제자리걸음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애플 매출 의존도가 50%를 넘고 타 고객사 매출이 정체하면서 애플의 정책 변화에 따른 리스크가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아이폰X 판매량이 부진하자 애플이 부품 주문을 줄여 부품 공급사들이 어려움을 커졌다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LG이노텍의 실적 하락 우려는 주가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1월 9일 15만6500원이었던 이 회사의 주가는 하락세가 이어져 3월 29일 현재 12만3500원으로 3만 원 이상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하반기에 애플이 다시 부품 주문을 크게 늘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특정 기업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언제든지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고객사 다변화와 타 사업의 성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증권사들에 따르면, LG이노텍의 부품 라이벌 삼성전기가 1분기에 1조9000억 원 내외의 매출과 1400억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력 분야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시장의 활황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매출 실적에서 삼성전기를 눌렀던 LG이노텍이 올해 첫 실적 평가에서 다시 우위를 내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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