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LG그룹의 지주회사 ㈜LG가 계열사로부터 받은 상표권 사용료가 재계 그룹사 지주회사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LG는 작년 한해만 2785억원의 상표권 사용료를 받아 2위 SK1853억 원을 크게 앞섰다.
데이터뉴스가 6일 현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주요 그룹 지주회사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LG는 지난해 2784억7300만 원의 상표권 사용료를 받아 가장 많은 수입을 거뒀다. LG의 상표권 사용료 수입은 전년보다 12.4% 증가했다.
LG는 앞서 2014년 2648억5900만 원, 2015년 2568억3900만 원, 2016년 2478억2900만 원의 상표권 사용료 수입을 올린데 이어 지난해 2800억 원에 육박하는 사용료를 받아 4년간 총액이 1조 원을 돌파했다. 최근 4년간 상표권 사용료 수입이 매년 2000억 원을 넘은 지주회사는 LG가 유일하다.
상표권 사용료는 통상 지주회사가 그룹 브랜드의 사용권을 계열회사에 부여해주는 대신 받는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LG는 2016년 현재 LG전자, LG화학 등 19개 계열사에서 상표권 사용료를 받았다. LG가 받는 상표권 사용료는 계열사의 당해년도 매출액에서 광고선전비를 뺀 금액에 0.1~0.2%를 곱해 정한다.
상표권 사용료는 지주회사의 주요 수입원으로, LG의 경우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상표권 사용료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39%에 달한다.
LG는 지난해 12월 31일 현재 최대주주인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11.06%, 구본무 회장의 아들인 구광모 LG전자 정보디스플레이사업부장(상무)이 6.12%의 지분을 갖고 있다. 최대주주와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LG 지분은 46.65%다.
이번 조사에서 LG에 이은 상표권 수입 2위는 SK그룹 지주회사인 ㈜SK로 나타났다. SK는 지난해 계열사로부터 1853억500만 원의 사용료를 받았다.
조사 대상 중 상표권 사용료 수입이 1000억 원 이상인 지주회사가 2곳, 500억 원 이상이 1곳, 100억 원 이상이 5곳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상표권 사용료 수입이 전년에 비해 늘어난 지주사는 LG, GS, 한국타이어, LS 등 4곳, 줄어든 지주사는 SK, 한진, 한라 등 3곳이었다.
CJ, 한화 등 공시된 2017년 사업보고서에 상표권 사용료 수입액이 명시되지 않은 지주회사는 이번 조사에서 제외했다.
한편, 공정위는 지난달 말 공시 대상 기업집단 소속회사에 대해 상표권 사용료 수취에 관한 상세내역을 매년 공시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시대상 기업집단 소속회사는 매년 5월 31일까지 직전사업년도의 계열회사간 상표권 사용 거래현황을 공시해야 한다. 공시항목은 지급회사, 수취회사, 대상 상표권, 사용기간, 연간 사용료 거래금액, 사용료 산정방식 등 상세 내역이다.
상표권 취득 및 사용료 수취 경위, 사용료 수준의 적정성 등을 둘러싸고 총수일가의 사익편취에 악용될 우려가 제기돼 온 대기업집단의 상표권 사용료 수입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해 자율 감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lavita@datanews.co.kr
[ⓒ데이터저널리즘의 중심 데이터뉴스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