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현대건설이 재건축 사업과 관련한 수주비리 혐의로 경찰 압수수색을 받는 등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월 대표로 취임한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이 출발부터 힘겨운 상황에 직면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달 25일 서울 종로구 현대건설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반포 1,2,4지구 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 시공권을 따내고자 조합원들에게 금품 및 선물을 뿌린 혐의(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위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현대건설이 재건축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조합원들에게 현금과 선물을 제공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지난해부터 내사를 벌여왔다. 경찰 관계자는 "디지털 포렌식 등 압수물을 분석하고 관련자들을 소환해 실체를 파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취임한 박동욱 현대건설 대표의 고심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 시공사 선정을 무효로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고 업황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올해 매출 목표치를 지난해 대비 4.4% 증가한 17조6000억 원대로 결정했다. 영업이익 목표는 8.7% 증가한 1조1000억 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공사 무효 등의 악재가 발생한다면 현대건설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현대건설이 추진중인 현대자동차그룹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축 사업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GBC 사업은 지하 7층~지상 105층 타워 1개동, 숙박 및 업무시설 1개동, 컨벤션 및 공연장 건물 3개 동 등 총 5개 건물이 들어서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현대건설은 사업 규모만 17조 원인 해당 사업의 시공을 맡았다. 그러나 두 차례 국토교통부 수도권 정비위원회 심의에서 보류 판정을 받으며 난항을 겪고 있다.
정수현 전 현대건설 사장은 국토부 심의 보류 직후 사장직에서 물러나 GBC 상근고문직을 맡고 있다.
게다가 현대차그룹 GBC 건축 사업은 지난달 서울시 환경영향평가 심의에서 조건부 승인 결정을 받았다. 조명 에너지 절감 방안 마련과 일조 시뮬레이션 검증 등의 조건이다. 이미 지난해 2월 말 첫 환경영향평가 심의 이후 지하수 및 일조장애, 온실가스 등의 문제가 의심돼 5번의 재심의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업계에서는 완공 계획이 2021년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안에 착공에 들어가야 한다고 보고 심의 판정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박 대표는 1962년생으로 경상남도 진주 출신이다. 진주고와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현대 건설에 입사했다. 이후 현대자동차로 자리를 옮겨 2008년 현대자동차 상무, 2010년 현대자동차 전무 등을 역임했다. 2011년 현대건설로 돌아와 재경본부장 전무, 재경본부장 부사장 등을 거쳐 지난 1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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