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손꼽혔던 SK루브리컨츠 상장에 실패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대표 주관을 맡았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 논란에 휩싸이면서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를 받게 됐다.
올해 11연임에 성공한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가 잇따른 악몽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대표 주관을 맡았던 SK루브리컨츠의 상장에 실패했다. 올해 상반기 IPO 최대어로 주목받던 SK루브리컨츠는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하고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준비해 왔다. 그러나 이미 두 차례 상장을 진행하다 중단한 이력이 있는 SK루브리컨츠가 시장 신뢰성 감소 우려에도 불구하고 상장을 철회했다. 기관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가 고평가 됐다는 판단이 배경이다.
이에 따라 대표 주관을 맡았던 한국투자증권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IPO 주관을 통해 236억 원가량의 인수 수수료 수익을 올렸다. 업계 자산 규모 1위인 미래에셋대우(201억 원)보다 17.4% 높은 수치다. 한국투자증권의 역대 인수 수수료를 살펴봐도 4년 전인 2014년(96억 원)보다 145.8%, 직전년도(215억 원)보다 9.8%나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올해 한국투자증권이 주관을 맡아 상장시킨 기업은 엔지켐생명과학과 케어랩스 단 두 곳 뿐이다. 바이오솔루션과 에스퓨얼셀, 카카오게임즈는 현재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해 심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 2017년 총 14곳의 IPO를 주관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건수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도 다소 주춤한 모양세다. 통상 연초가 IPO 시장 비수기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대신증권이 1분기에만 총 4개사의 IPO를 성공시킨 것과 대조적이다.
바디프랜드 IPO를 놓친 것도 아쉽다. 바디프랜드는 지난 2014년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가 IPO에 실패한 이력이 있다. 올해 IPO에 재도전한 바디프랜드는 한국투자증권이 아닌 미래에셋대우를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 바디프랜드의 기업가치는 2조 원 이상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도 골칫거리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16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대표 주관을 맡아 상장에 성공시켰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비상장 관계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취득가액이 아닌 공정가액(시장가)으로 평가해 회계 처리한 것을 지적하면서 분식회계 논란에 휩싸였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17일 임시감리위원회를 열고 삼성바이오로직스 특별감리 결과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지난 8일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대표 상장주관사였던 한국투자증권에 대한종합검사에 착수했다. 주 내용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 과정에서 위법 행위가 있는 지이다.
이에 따라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의 고심도 깊어졌다. 유 대표는 지난 2007년 3월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된 이후 총 11차례나 연임에 성공하면서 증권업계 대표 장수 CEO로 자리매김했다. 증권 업계의 경우 실적에 따라 CEO의 교체가 잦은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악재들이 차후 연임 여부에 걸림돌로 작용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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