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에너지 공기업의 외화금융부채가 급증하면서 주요 부채비율 집중관리대상 공기업의 외화금융부채가 우리나라 전체 대외채무액의 1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데이터뉴스가 주요 부채비율 집중관리 대상 10개 공기업의 재무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이들 공기업의 외화금융부채는 총 45조9899억 원으로 10년 전(16조5546억 원)보다 30조 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공기업 중 에너지 관련 공기업의 외화금융부채 급증은 주로 이명박 정부 시절 진행된 해외 자원 투자 실패에 따른 것으로, 지난 10년간 국내 총 대외채무액 증가에도 주요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공기업 외화금융부채가 국내 총 대외채무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4.5%에서 2017년 9.9%로 4.4%p 증가했다.
공기업별로는 주로 에너지 공기업의 외화금융부채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광물자원공사의 외화금융부채는 2007년 1566억 원에서 2017년 2조4108억 원 으로 10년간 1439.5% 증가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급격한 부채 증가로 현재 자본잠식 상태이며, 정부의 추가지원 없이는 채무불이행이 불가피한 상황에 처해있다.
한국석유공사도 10년 동안 외화금융부채가 1조5933억 원에서 13조7223억 원으로 761.3% 증가했다. 특히 한국석유공사는 금융부채 대비 외화금융부채 비중이 95.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가스공사도 외화금융부채가 2007년 1조9787억 원에서 2017년 11조8368억 원으로 498.2% 증가했다.
한국전력공사는 금융부채에서 외화금융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8.7%p 줄었지만 외화금융부채액은 4조6794억 원 증가했다. 외화금융부채 급증에도 비중이 준 것은 기업 전체 금융부채가 증가율이 외화금융부채 증가율을 크게 앞질렀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공사 등 외화금융부채액 상위 3개 공기업의 외화금융부채를 합하면 36조5200억 원으로 조사 대상 공기업의 외화금융부채 합계의 79.4%에 달한다.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외화금융부채 증가율이 높은 기업들은 이명박 정부 시절 무리하게 해외 자원개발을 추진했지만 대규모 손실을 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들 기업은 캐나다 하베스트 유전 인수(한국석유공사), 멕시코 볼레오 광산 투자(한국광물자원공사), 캐나다 웨스트컷뱅크 광구 투자(한국가스공사) 등에 무리하게 투자한 결과, 수 억 달러에서 수 십 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정부는 2013년부터 부채비율 집중관리 대상 공기업을 선정해 적극적으로 부채관리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외화금융부채를 비롯한 부채 규모가 워낙 큰데다 매년 적자를 되풀이하는 공기업도 적지 않아 적절한 수준으로 부채규모를 줄이는데 애를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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