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SK하이닉스가 SK텔레콤의 당기순이익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지분법이익이 성장정체에 빠진 SK텔레콤의 당기순이익을 끌어 올린 덕이다. 연결기준으로 SK텔레콤 순이익에서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반기 74%를 넘었다.
17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SK텔레콤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SK텔레콤의 순이익 중 SK하이닉스 지분 보유에 따른 이익(지분법이익)은 작년말 63.9%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74.1%를 차지했다.
SK텔레콤은 2012년 2월 3조3700억 원에 SK하이닉스 지분 21.05%를 확보했으며, 현재 지분 20.07%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법이익에 따라 SK하이닉스 당기순이익의 20.07%를 SK텔레콤 순이익에 반영된다.
SK텔레콤의 SK하이닉스 지분법이익은 지분 인수 이듬해인 2013년 5909억 원을 시작으로 매년 5000억 원에서 1조원 사이를 유지해왔다. 특히 지난해 지분법이익이 2조 원을 넘어섰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1조5000억 원 대의 지분법이익을 실현했다.
SK텔레콤이 지분을 인수한 이듬해부터 SK하이닉스의 실적이 빠르게 개선돼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영업이익 정체 속에서도 당기순이익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SK텔레콤의 영업이익은 1조5366억 원으로 2016년(1조5357억 원)보다 9억 원 늘어나는데 그쳤지만, 당기순이익은 2조6576억 원으로 전년(1조6601억 원)보다 9975억 원 증가했다.
또 올해 상반기 SK텔레콤의 영업이익(6724억 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8338억 원)보다 1614억 원 줄었지만 당기순이익은 1조2040억 원에서 1조6077억 원으로 4037억 원 늘었다.
SK텔레콤의 순이익에서 SK하이닉스 지분법이익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SK텔레콤의 세전이익 중 SK하이닉스 지분법이익 비중은 63.9%로 절반을 넘어섰고, 올해 상반기에는 74.1%로 또 다시 상승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조6422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데 이어 올해는 상반기에만 7조4499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처럼 SK하이닉스 지분법이익은 SK텔레콤의 순이익 개선에 크게 기여하면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다.
반면, SK텔레콤 순이익 중 SK하이닉스 지분법이익 비중의 급증은 SK텔레콤의 수익성 정체에 기인한 측면 또한 크다는 점에서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이른바 또 다른 형태의 반도체 착시 현상인 셈이다.
SK텔레콤의 지난해 세전이익에서 SK하이닉스 지분법이익을 제외하면 1조2273억 원으로 줄어든다. 2016년의 경우 SK텔레콤의 세전이익 중 SK하이닉스 지분법이익을 뺀 금액은 1조5240억 원이다. 지난해 SK텔레콤의 세전수익이 2016년보다 1조3071억 원 늘어났지만, SK하이닉스 지분법이익을 빼면 오히려 2967억 원 줄어든다.
SK텔레콤이 당기순이익 급증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다.
SK텔레콤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지분 보유가치는 12조 원 수준으로 SK텔레콤 시가총액의 60% 수준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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