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SK건설의 3분기 당기순이익이 5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SK건설 경영진이 투톱 체제에서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되면서 홀로 SK건설을 이끌어 온 조기행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29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SK건설의 영업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 회사의 올해 3분기(별도 기준) 매출 규모는 1조4512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6282억 원) 대비 10.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480억 원에서 25억 원으로 94.6%나 줄었고, 당기순이익 역시 399억 원에서 234억 원으로 41.4% 급감했다.
이에 따라 조기행 SK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의 고심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부회장 승진과 함께 연임에 성공했으나, 실적 악화와 최근 불거진 라오스 댐 붕괴 사고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특히 라오스댐 붕괴가 부실 시공에 따른 사고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여서 그룹내 입지조차 위협받고 있는 상태다.
조 대표는 1959년생으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SK상사로 입사한 인물이다. 2000년 SK 구조조정추진본부 재무팀 팀장, 2006년 SK에너지 경영지원부문 부문장, 2008년 SK네트웍스 경영서비스컴퍼니 사장, 2010년 SK텔레콤 GMS 사장 등을 거쳐 지난 2012년 SK건설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2016년엔 SK건설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SK건설은 지난해 조 대표와 함께 수장을 맡아 온 최광철 대표이사 사장이 수펙스추구협의회 사회공헌위원장으로 선임되자 투톱 체제에서 조 대표 단독 체제로 전환했다.
조 대표는 SK그룹 내 손꼽히는 재무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그룹 내 매출 기여도가 작은 계열사 대표가 부회장으로 승진한 것이 조 대표의 그룹내 입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했다.
실제로 조 대표는 SK건설 취임 이후 기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함과 동시에 취임 3년 만(3분기 기준)에 흑자 전환이라는 실적을 내놨다.
데이터뉴스가 조 대표 취임 이후 SK건설의 재무 상태를 분석한 결과, 2012년 3분기 -12억 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이 2014년 3분기에는 38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매출 규모 역시 1조8957억 원에서 2조615억 원으로 8.7% 증가했다.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후에도SK건설의 순익은 매해 늘어났다. SK건설의 당기순이익은 2015년 3분기 105억 원, 2016년 175억 원, 2017년 3분기 399억 원이었다. 조 대표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SK건설의 순이익은 31배나 급증했다.
그러나 올해 3분기 당기순익이 급감함에 따라 단독대표 체제 2년차를 맞이한 조 대표의 경영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SK건설의 3분기 당기순익이 감소한 것은 지난 2013년 3분기 이후 5년 만이다.
2013년 이후 꾸준히 감소했던 부채비율 역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조 대표 취임 첫해인 2012년 3분기 SK건설의 부채 비율은 278.1%였다. 이듬해인 2013년 3분기에는 392.7%로 1년 만에 114.7% 급증했으나 이후로는 적게는 1년에 11.6%포인트, 많게는 61.2%포인트씩 감소해 왔다.
그러나 올해 3분기 부채비율이 전년 동기(268.7%) 대비 5.8%포인트 증가한 274.5%를 기록하면서 5년 만에 상승 곡선을 그렸다.
업계에서는 조 대표의 임기가 오는 2021년 3월까지로 보장되어는 있지만 SK건설의 실적이 하락 국면에 들어선 데다 지난 7월 발생한 라오스 댐 붕괴 사고 등으로 연임을 장담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특히 라오스댐 붕괴가 부실 시공에 따른 사고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여서 그룹내 입지가 흔들릴 수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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