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지난해 주요 그룹사 중 SK그룹 계열사의 신용도 개선이 가장 두드러졌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신용도가 나빠진 계열사가 가장 많았다.
11일 한국신용평가의 '2018년 신용등급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등급이 상승한 기업이 13개, 하락한 기업이 11개로 집계됐다. 경기 부진 업종의 구조조정 이후 재무구조가 안정화된 가운데 일부 업종의 호조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져 2016년(상향 7건, 하향 14건)에 비해 신용등급 하향이 줄고 상승이 늘었다.
지난해 신용도 개선은 화학과 반도체 업종의 호황, 일부 건설과 철강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 증권과 캐피탈 기업의 사업·재무역량 강화에 따른 것으로 한국신용평가는 분석했다.
그룹별로는 SK그룹 계열사의 신용도가 가장 많이 개선됐다. 지난해 신용등급이 상승한 SK그룹 계열사는 SK하이닉스, SK인천석유화학, SKC, SK텔레시스 등 4개로 전체의 30.8%를 차지했다.
SK하이닉스의 신용등급은 지난해 5월 AA-에서 AA로 상승했다. 과점 상태인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의 확고한 지위, 메모리 수요 확대와 가격 호조로 향상된 이익창출력, 우수한 재무구조가 등급 상향의 요인으로 꼽혔다.
화학업종에 속한 SK인천석유화학과 SKC는 지난해 신용등급이 각각 A+에서 AA-로, A에서 A+로 상승했다. SK에너지의 인천CLX부문이 인적분할돼 설립된 SK인천석유화학은 영업실적이 크게 제고되고 잉여현금 창출을 통해 차입금을 줄인 것으로 평가됐다. 선경석유를 모태로 한 SKC는 화학부문을 중심으로 수익성이 양호하고 재무안정성이 개선됐으며 SKC솔믹스 등 자회사의 영업수익성이 개선된 것이 등급 상승으로 이어졌다.
통신장비 기업 SK텔레시스는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상승했다. SK텔레시스가 발행한 회사채는 모회사인 SCK가 보증하고 있어 SKC의 신용도 변화가 등급 상승에 직접 영향을 줬다.
한편, 최대주주가 SK에서 사모펀드로 변경되면서 그룹을 떠난 SK증권과 SK해운은 SK그룹의 지원 가능성이 제거되면서 신용등급이 각각 A에서 A-로, A-에서 BBB+로 떨어졌다.
지난해 국내 그룹사 중 신용도 저하 계열사가 가장 많은 곳은 현대차그룹으로 집계됐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위아,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등 5개 기업의 신용등급이 떨어지거나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변경됐다.
우선 주력 기업인 현대자동차의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내려갔다. 한국신용평가는 판매부진과 고정비 부담 증가에 따른 수익창출력 약화, 주요 완성차 시장수요 둔화와 신흥국 통화 약세 등 비우호적인 영업환경, 지속되는 품질이슈, 미국의 관세부과 가능성 등을 감안해 현대자동차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기아자동차도 같은 이유로 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현대차그룹 자동차부품 계열사인 현대위아의 신용등급은 AA에서 AA-로 내려갔다. 주력 매출처인 현대기아차의 해외 판매부진 등에 다른 수익창출력 약화, 기존 증설 투자에 따른 비용부담 등이 등급 하락의 주된 요인이다.
그룹 주력사의 지원능력이 약화 가능성이 높아진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의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변경됐다.
반면, 현대차그룹의 철강 계열사 현대비엔지스틸의 신용등급은 A-에서 A로 상승했고, 자동차부품 계열사 현대다이모스는 현대파워텍과의 합병에 따른 사업역량 강화 등을 이유로 신용등급 전망이 긍정적에서 상향검토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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