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이루비 기자] 종합제지회사 깨끗한나라는 2017년부터 2년 연속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입사 13년 만에 대표이사에 내정된 최현수 부사장이 깨끗한나라의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깨끗한나라의 2018년 잠정 영업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액·영업이익·당기순이익 모두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깨끗한나라의 매출이 소폭 감소하고 수익성이 악화된 시점은 최현수 대표 내정자가 전무로 승진해 제지사업 및 생활용품사업을 총괄하기 시작한 시기와 맞물린다.
최 부사장이 총괄사업본부장을 맡은 첫해인 2016년, 깨끗한나라의 매출액은 7060억 원을 기록했다. 2017년에는 6599억 원으로 전년 대비 6.5% 감소했다. 작년 잠정 매출액은 전년보다 2.6% 더 떨어져 6426억 원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2016년 183억 원이었는데, 2017년 적자 전환해 -252억 원을 기록했다. 작년 잠정 영업이익 또한 적자로, -300억 원이다.
당기순이익 또한 2016년 76억 원에서 2017년 -221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2018년에는 전년 대비 적자폭이 확대돼 -430억 원을 기록했다.
적자 수렁에 빠진 깨끗한나라는 지난 1월말 최현수 부사장과 김민환 전 LG화학 전무를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신임 각자대표가 된 최현수는 최병민 회장의 1남 2녀 중 첫째 딸로, 깨끗한나라는 3세 경영 체제의 시작을 알렸다. 1966년 고 최화식 창업주가 세운 대한펄프공업에 모태를 둔 깨끗한나라는 1980년 아들 최병민 회장이 경영을 이어받았다.
한편 깨끗한나라는 범LG가로 분류된다. 최 부사장의 어머니는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차녀인 구미정 씨고,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이 외삼촌이다.
깨끗한나라가 2009년 경영난에 빠졌을 때 구본능 회장이 이끄는 희성그룹의 희성전자는 깨끗한나라의 지분을 사들여 지원했다. 최병민 회장 일가는 2014년 희성전자에 넘긴 지분 대부분을 되찾아오며 다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최병민 회장의 자립 경영체제 이후, 최근 깨끗한나라의 실적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깨끗한나라는 2017년 생리대 ‘릴리안’ 파동 이후 국제인증전문기관에 조사를 의뢰한 결과 모든 항목에서 유해물질 불검출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실적 회복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에서는 2006년부터 깨끗한나라의 흥망성쇠를 함께한 최 부사장이 실적 개선을 이뤄내 처음으로 경영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에 따르면, 최현수 대표이사는 1979년생으로 미국 보스턴대학교에서 심리학과 순수미술을 전공했다. 2006년 깨끗한나라에 입사해 마케팅팀, 생활용품사업부 등을 거쳐 2014년 경영기획담당 이사로 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1년만인 2015년 상무, 2016년 전무(총괄사업본부장)로 고속승진했고 2019년 1월말 깨끗한나라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내정됐다.
한편 깨끗한나라는 전문경영인 영입을 통해 최 부사장과 각자 대표체제로 운영하며 기업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김민환 대표이사 내정자는 1960년생으로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고, LG그룹에서의 30년 경력을 바탕으로 깨끗한나라의 생산본부와 인사를 책임진다.
rub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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