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종합기업 형지I&C는 2016년부터 매출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최근 2~3년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형지I&C가 실적 부진으로 고전하면서 올해로 취임 4년 차에 접어든 최혜원 대표이사의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25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형지아이앤씨의 2018년 잠정 영업실적을 분석한 결과, 영업이익·당기순이익이 적자로 나타났다. 매출은 2년 연속 감소세다.
형지I&C의 매출이 꾸준히 감소하고 영업이익·당기순이익이 적자 전환한 시점은 최혜원 대표의 취임 시기와 맞물린다.
최 대표의 임기 첫해인 2016년, 형지I&C의 매출액은 1276억 원을 기록했다. 2017년 매출은 113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1% 감소했다. 작년 잠정 매출액은 전년보다 4.2% 더 떨어진 1087억 원에 그쳤다. 2018년 매출을 2016년과 비교하면 14.8% 대폭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영업이익은 2016년 4억 원이었는데, 2017년 적자로 돌아서 -88억 원을 기록했다. 이듬해 영업이익은 -0.5억 원으로 적자 폭을 줄이는 데 간신히 성공했지만, 흑자 전환에는 실패한 셈이다.
당기순이익은 2016년 -40억 원에서 1년 새 -259억 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2018년 -52억 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폭은 개선됐으나 흑자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최 대표가 경영능력에서 더욱 궁지에 몰리고 있는 것은 부채비율 악화다.
형지I&C는 지난 2018년 말 기준 부채비율이 213.8%에 이른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 2016년 말 104.6%에서 2017년 말 186.4%로 오르는 등 3년째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공격적인 사업 확장 전략과 실패가 재무 상황을 점점 악화 시켰다는 지적이다. 형지I&C는 야심차게 중국 백화점에 직진출한 남성복 브랜드 ‘본지플로워’와 ‘예작’을 2017년 하반기에 철수한 바 있다. 최근 진출한 쇼핑몰 ‘아트몰링’ 중심의 유통사업 또한 고전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 외에 형지I&C가 지분을 보유한 형지엘리트도 실적이 부진해 최 대표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최 대표의 부친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은 동대문 성공신화를 이뤄낸 인물로, 최 대표가 부친의 공든 탑을 지켜내야하는 경영시험대에 올라 있는 셈이다.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에 따르면 최혜원 대표이사는 1980년생으로 최병오 회장의 장녀다. 최 대표는 동국대학교 경영학 학사를 졸업한 이후 2008년 패션그룹형지에 입사해 글로벌소싱 구매팀, 여성복 크로커다일레이디 상품기획실을 거쳐 2013년 패션그룹형지 전략기획실장을 역임했다. 2014년 형지I&C의 캐리스노트 사업부 상무를 맡았고 지난 2016년 6월 형지I&C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이루비 기자 rub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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