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이 달 취임 300일을 맞는다. 최 회장은 취임 이후 글로벌 경기 둔화, 수요산업 침체, 보호무역주의 심화 등 쉽지 않은 경영환경 속에서도 체질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비철강부문과 신성장부문을 강화하는 등 제2의 도약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4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포스코의 사업실적을 분석한 결과, 최정우 회장 취임 후 포스코의 경영성과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는 지난해 매출 64조9778억 원, 영업이익 5조5426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보다 7.1%와 19.9% 증가했다. 특히 7년 만에 영업이익 5조 원 대 복귀에 성공했다.
2011년 영업이익 5조4677억 원을 달성한 포스코는 이듬해 영업이익이 3조6531억 원에 그쳐 전년보다 1조8000억 원 이상 급락했다. 2015년에는 영업이익이 2조4100억 원까지 떨어져 2011년보다 3조 원 이상 줄어드는 부진을 겪었다. 2017년 4조6218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회복세를 보인 포스코는 지난해 영업이익률을 8.5%까지 끌어올리며 영업이익 5조 원대를 회복했다.
특히 최정우 회장의 실질적인 첫 성적표인 지난해 4분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4% 늘어난 1조2715억 원을 기록하며 6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 원 유지에 성공했다. 포항3고로 확대 개수로 전년에 비해 생산과 판매량이 증가했고, 기술력과 수익성이 월등한 월드프리미엄 제품 판매비중이 55.1%로 최대를 기록하며 영업이익 증가에 기여했다. 또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 크라카타우 포스코와 인도 자동차강판·냉연 생산법인 포스코 마하라슈트라가 가동 이후 최대 영업이익을 올렸고, 포스코대우의 무역부문과 포스코건설의 건축부문 호조, 포스코켐텍의 음극재 판매 확대 등 국내·외 그룹사 전체의 실적이 고루 개선됐다.
포스코는 최 회장의 두 번째 분기인 올해 1분기에도 매출 16조142억 원, 영업이익 1조2029억 원을 올리며 영업이익 연속 1조 원 기록을 7분기로 늘렸다. 철강 시황 부진으로 철강부문의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보다 줄었지만, WTP(World Top Premium) 제품 판매 확대와 원가 절감을 통해 영업이익 하락폭을 최소화하며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하나금융투자는 포스코가 1분기 원재료 투입단가 상승과 제품가격 인하에도 불구하고 전체 판매량 증가와 원가절감 효과, 미얀마 가스전 판매 정상화, 포스코에너지의 전략 판매가격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를 웃돌았다고 평가했다.
최 회장에게 이 같은 실적은 포스코의 제2 도약을 위한 중장기 전략을 힘 있게 추진할 수 있는 버팀목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최 회장은 지난 3월 말 주주총회에서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실질적인 원가절감 활동으로 수익성을 제고해 경영목표를 달성하고 미래사업 발굴 활성화를 위한 신사업 추진체계를 확립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구축하겠다”며 “특히 그룹 신성장 핵심사업으로 육성 중인 2차전지 소재사업은 조속한 시일 내에 글로벌 톱 플레이어로 도약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포스코는 철강 부문에서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원가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조직간 협업을 통해 시장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적기에 공급하고, 철강 연구개발체제를 개방적·시장지향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비철강 부문에서는 사업방식과 수익모델을 개혁해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트레이딩 사업의 경우 철강 신시장 개척을 강화하고, 엔지니어링 및 컨스트럭션(E&C) 사업은 스마트 컨스트럭션을 활용해 원가경쟁력을 향상시키는 한편, 에너지 사업은 LNG 직도입 등 구매전략을 고도화해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다.
신성장 부문은 미래사업 발굴 활성화를 위해 신사업 추진체계를 확립하고, 2차전지 소재사업의 성장속도를 높일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 신사업 도메인(Domain)을 선정하고, 선정된 도메인 내에서 유망사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또 그룹 내 음극재와 양극재 사업을 담당하는 포스코켐텍과 포스코ESM 합병을 마무리하고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포스코켐텍은 단계적으로 생산능력을 늘려 2021년 국내 양·음극재 사업에서 1조4000억 원 이상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이를 통해 그룹의 철강, 비철강, 신성장 합산매출 비율을 지난해 49%, 50%, 1%에서 2021년 44%, 53%, 3%로 다변화하고 매출 78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최 회장은 1983년 포스코에 입사해 정도경영실장, 포스코건설 경영전략실장, 포스코대우 기획재무본부장 등 철강 이외 분야에서 많은 경력을 쌓은 비엔지니어 출신 경영자다. 특히 포스코 가치경영센터장을 역임하면서 그룹 구조조정을 추진해 새로운 도약의 기반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같은 이력을 바탕으로 변화와 혁신을 추진할 적임자라는 평가 속에서 새로운 포스코를 이끌 리더로 낙점됐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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