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제약사들은 지난 3월 말 기준 평균 6165억 원의 이익잉여금을 쌓아둔 것으로 나타났다. 5개사 중 유한양행의 이익잉여금이 1조5257억 원으로 ‘최고’였고, 종근당이 1448억 원으로 ‘최저’였다. 양사의 이익잉여금 격차는 10.5배에 달했다.
압도적인 이익잉여금을 보유한 유한양행은 이정희 대표이사가 취임하던 2015년 3월 말 이후 4년 동안 3000억 원이 넘는 규모의 이익잉여금을 쌓았다.
25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유한양행·녹십자·한미약품·종근당·대웅제약 등 국내 빅5 제약사의 이익잉여금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9년 3월 말 기준 5개사의 이익잉여금 총액은 3조827억 원으로 집계됐다.
기업별 이익잉여금을 보면 매출 최고인 유한양행이 이익잉여금 또한 최대 규모로 보유하고 있었다. 유한양행의 올해 1분기 기준 이익잉여금은 1조5257억 원이다.
이어 녹십자(6951억 원), 대웅제약(4225억 원), 한미약품(2946억 원) 순이다. 종근당이 보유한 이익잉여금은 1448억 원으로 제약 5사 중 가장 적었다.
유일하게 1조 원이 넘는 이익잉여금을 쌓아둔 유한양행은 현 이정희 대표가 취임한 이후 4년 새 3391억 원 규모의 이익잉여금을 추가로 적립했다.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에 따르면 이 대표는 1951년 안동 출생으로 대구공고, 영남대 영문학 학사, 성균관대 유학대학원 석사 출신이다. 1978년 유한양행에 공채로 입사했고 이후 2002년 유통사업부 상무, 2006년 마케팅 홍보 담당 상무, 2009년 경영관리본부장 전무, 2012년 부사장을 거쳐 2015년 3월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이 대표가 취임하던 2015년 3월 당시 유한양행의 이익잉여금은 1조1866억 원이었다. 다음해 같은 기간 이익잉여금은 1172억 원(9.9%) 늘어난 1조3038억 원, 그 다음해인 2017년 3월 말에는 1160억 원(8.9%) 증가한 1조4198억 원을 기록했다. 2018년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780억 원(5.5%) 많은 1조4978억 원, 올해는 지난해 1분기보다 279억 원(1.9%) 늘어난 1조5257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3월 말 기준 유한양행의 이익잉여금을 이 대표 취임 시점인 2015년 3월 말과 비교할 경우, 4년 동안 이익잉여금은 28.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익잉여금이란 기업의 경상적인 영업활동, 고정자산의 처분, 그 밖의 자산 처분 및 기타 임시적인 손익거래에서 발생한 것으로 주주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하거나 자본으로 대체되지 않고 사내에 유보된 누적액이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은 유동성 위기 등 기업경영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이익잉여금을 쌓아두려는 경향이 높아졌다.
이익잉여금은 외부차입 없이 기업을 운영할 수 있고 투자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정부는 사내유보금이 과다한 기업에 이를 투자로 연결하지 않고 있다며 압박하는 분위기다.
이루비 기자 rub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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