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씨푸드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당기순이익이 최근 12년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업계에선 잦은 대표이사 교체가 오히려 실적에 악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어묵으로 잘 알려진 CJ씨푸드(구 삼호F&G)는 CJ제일제당의 자회사로, 지난 2006년 2월 CJ그룹에 편입됐다.
7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CJ씨푸드의 올해 상반기 잠정 영업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영업이익·당기순이익 모두 전년 상반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CJ씨푸드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722억 원으로, 전년 동기 734억 원에서 1.6% 소폭 감소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CJ씨푸드는 2016년 832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후 3년 연속 매출 감소세를 겪고 있다. 또한 올해 매출은 2011년 상반기 606억 원 이후 8년 만에 최저이기도 하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2007년 상반기 이후 12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올해 2분기 누계 영업이익은 8억 원으로 전년 동기 23억 원과 비교해 65.2%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1억 원에서 -0.8억 원(-8000만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2007년 상반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9억 원, -15억 원이다.
CJ씨푸드는 최근 어묵과 맛살 등 주요 제품의 판매가 저조하고, 연육 원재료 가격 증가 및 주 52시간 도입에 따른 인건비 상승으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CJ씨푸드는 대표이사가 6개월~1년 단위로 교체됨에 따라 미흡한 책임경영체제의 개선이 시급한 상황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에는 취임 6개월 만에 상근 대표이사가 교체됐고, 비상근 대표이사 또한 3년 임기 중 1년만 채우고 물러났다.
2018년 3월 선임된 민경호(상근)·박정훈(비상근) 대표이사는 각각 6개월·1년 만에 6개월 단위로 CJ제일제당 TF장을 맡으며 사임했다. 이에 지난해 9월 상근 대표이사직에 이인덕 전 CJ제일제당 생산총괄 생산지원팀장이, 올해 3월 비상근 대표이사직에 강연중 현 CJ제일제당 식품경영지원실장이 취임한 상태다.
또한 CJ씨푸드 비상근 대표직은 선임될 당시 임기 3년을 보장받고도 1년 주기로 교체되고 있다. 2015년 3월 이해선 당시 CJ제일제당 대표 겸 식품사업부문장이 선임된 이후 1년 만에 이상구 당시 CJ제일제당 식품마케팅본부장이 취임했다. 그리고 2017년 3월 강신호 당시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장, 2018년 3월 박정훈 당시 CJ제일제당 식품경영지원실장을 거쳐 2019년 3월 강연중 현 CJ제일제당 식품경영지원실장이 1년 단위로 비상근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주기적인 비상근 대표 교체와 더불어 지난해 상근 대표마저 물갈이되자 CJ씨푸드는 부진한 실적에 대한 책임을 지거나 돌파구를 모색할 경영진이 부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CJ씨푸드는 CJ그룹에 편입된 이후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상근 대표이사는 전직 CJ제일제당 임원이, 비상근 대표이사는 현직 CJ제일제당 식품 부문 임원이 맡는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CJ씨푸드 매출의 80~90%가 CJ제일제당과의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이루비 기자 rub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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