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세트부문 임원 승진자가 1년 만에 DS부문을 다시 앞질렀다. 삼성전자는 줄곧 소비자가전(CE)과 무선(IM)을 합친 세트부문 임원 승진자 수가 반도체 등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을 앞서다 지난해 처음 추월당했지만, 이번에 다시 우위를 점했다. 2018년 사상 최고를 기록하다 지난해 급락한 반도체 실적 변화가 성과주의 원칙이 적용되는 임원인사 결과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데이터뉴스가 삼성전자의 2020년 정기 임원인사를 분석한 결과, 부사장 이하 임원 승진자 162명 중 세트부문과 DS부문 승진자는 각각 86명과 76명으로 세트부문 승진자가 10명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트부문의 직급별 임원 승진자는 부사장 8명, 전무 27명, 상무 48명, 펠로(Fellow) 1명, 마스터(Master) 2명으로 집계됐다. DS부문은 부사장 6명, 전무 15명, 상무 40명, 펠로우 2명, 마스터 13명이다.
세트부문이 크게 우위를 보인 직급은 전무로 세트부문 승진자(27명)가 DS부문(15명)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반면, 마스터는 DS부문(13명)이 세트부문(2명)을 크게 앞질렀다.
삼성전자는 2017년까지 매년 세트부문 임원 승진지가 DS부문 승진자보다 많았지만, 2018년 12월 실시한 정기 임원인사에서 처음으로 DS부문이 세트부문을 앞질렀다. 당시 전체 임원 승진자 158명 중 DS부문이 80명으로 50.6%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당시 임원인사를 발표하면서 사상 최고 실적을 낸 DS부문 승진자 80명 중 12명을 직위 연한과 상관없이 발탁해 철저한 성과주의 인사원칙을 재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2018년 44조57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삼성전자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58조8900억 원)을 이끌었다.
세트부문 임원 승진자가 다시 DS부문을 앞지른 올해 임원 승진인사 결과 역시 성과주의 원칙 적용의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글로벌 반도체 가격 급락으로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10조5695억 원)이 전년 동기(36조8066억 원)보다 71.3% 줄어 전사 수익성 감소의 주요 원인이 됐다. 반면, CE부문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3.3% 증가했. 지난해 상반기까지 어려움을 겪은 IM부문도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0% 이상 증가하면서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가 향후 임원 인사에서도 성과주의 원칙을 고수할 것으로 보여 내년 임원 승진 구도 역시 DS부문과 세트부문의 실적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올해 삼성전자는 글로벌 반도체 수요 회복으로 DS부문의 실적 개선이 예상되고 모바일과 가전부문도 5G 활성화, 프리미엄 제품 확대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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