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컴퓨터그룹 계열사 한컴위드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업목적을 대거 추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 주력해온 정보보호 사업을 넘어 한컴그룹의 다양한 신사업을 발굴, 추진하는 주력군으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12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한컴위드의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7월 이후 3차례에 걸쳐 총 82건의 사업목적을 추가했거나 추가할 예정으로 나타났다.
한컴위드는 지난해 7월 31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정관변경을 통해 사명을 변경하고 사업목적을 추가했다. 당시 한컴위드는 정보보안에 국한된 이미지를 벗고 블록체인과 스마트시티 중심의 플랫폼 사업으로 영역을 넓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비전을 담아 사명을 한컴시큐어에서 한컴위드(HANCOM WITH-World Innovative Technology & Human)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통신판매업, 전자금융업, 위치기반서비스사업, 부동산 개발·공급업, 화물운송업, 택배업 등 13건의 사업목적을 추가했다. 향후 영위할 수 있는 사업을 목적에 추가했다는 게 회사 쪽 설명이다.
한컴위드는 이어 지난해 11월 27일 임시주총을 열고 한컴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디지털포렌식 전문기업 한컴지엠디와의 합병을 결의하고 5건의 사업목적을 추가했다. 당시 추가된 사업목적은 전자제품 설계·제조·판매, 반도체·이동통신 단말기 관련제품 무역업, 소프트웨어 개발 자문 공급업, 의료기기 제조·도소매업 등이다.
한컴위드는 오는 24일 열릴 정기주총을 통해 또 다시 사업목적을 추가할 예정이다. 한컴위드는 이번 주총에 소액 해외 송금업, 방문판매업, 출판업, 여행업, 관광숙박업, 체육시설업, 토지개간·분양임대, 무인비행기 조종학원 등 사업목적 64건을 추가(65건 추가, 1건 제외)하는 정관 일부 변경안을 상정했다.
한컴위드가 최근 다수의 사업목적을 추가하는 것에 대해 한컴그룹 차원에서 구상하는 다양한 신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컴위드는 한컴그룹 주력기업인 한글과컴퓨터의 지분 21.62%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다. 지난해 말 한컴지엠디를 합병하면서 지분이 늘어났다. 당시 한컴그룹은 합병 완료 후 한컴그룹 내 한컴위드의 지배구조가 더 견고해져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현재 한컴위드의 한글과컴퓨터 지분은 31.53%에 달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다수의 사업목적을 추가한 한컴위드는 한컴그룹의 다양한 신사업을 주도적으로 발굴, 추진하면서 신사업에 참여하는 계열사들을 조율하는 역할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한컴그룹 관계자는 “한컴그룹에서 여러 계열사가 참여하는 신사업을 진행할 때 이를 주관하는 역할이 필요한데, 한컴위드가 그 같은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컴위드의 그룹 내 위상과 역할이 커지면서 김현수 신임 대표도 주목받고 있다.
김현수 대표는 한컴지엠디 대표를 맡다 합병과 함께 한컴위드의 사내이사로 선임된 데 이어 지난 1월 대표이사에 올랐다. 2006년 디지털포렌식 기업 지엠디시스템을 설립한 김 대표는 한컴그룹에 편입된 뒤 디지털포렌식 사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한편, 신사업인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관련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그룹 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컴그룹 관계자는 “김현수 대표는 한컴지엠디에서 VR·AR 등 다양한 신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이를 통해 그룹의 신사업을 책임질 능력이 검증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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