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신용등급 줄줄이 하향...SK브로드밴드, 돋보이는 상향

‘AA-’서 ‘AA’로…티브로드 합병 따른 가입자 확대, 재무안정성 강화, 그룹 내 위상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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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코로나19 등으로 경제가 크게 위축되면서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SK브로드밴드의 나홀로 신용등급 상승이 주목받고 있다. 티브로드 합병에 따른 가입자 기반 확대, 재무안정성 강화, 그룹 내 위상 상승이 SK브로드밴드의 신용등급을 밀어 올리고 있다.

28일 데이터뉴스가 국내 신용평가사들의 올해 기업 신용등급 조정내역을 분석한 결과, 3대 신용평가사 중 2개 신용평가사가 SK브로드밴드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상향조정했다. 올 들어 2개 이상 신용평가사가 신용등급을 올린 기업은 SK브로드밴드가 유일하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7일 SK브로드밴드의 장기신용등급을 ‘AA-/상향검토’에서 ‘AA/안정적’으로 상향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도 지난 12일 SK브로드밴드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긍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올렸다. 

SK브로드밴드의 신용등급을 끌어올린 요인은 티브로드와의 합병에 따른 수익창출규모 확대, 재무안정성지표 개선, 그룹 내 위상 강화 등이 꼽힌다.

지난해 2월 SK텔레콤과 태광산업이 양해각서를 맺으면서 본격화한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 추진은 지난 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최종 인가에 이어 4월 30일 합병법인이 출범으로 주요 절차가 마무리됐다. 

과기정통부가 최근 발표한 2019년 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수 및 시장점유율(6개월 평균)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가입자 509만864가구, 시장점유율 15.15%)와 티브로드(303만1806가구, 9.02%) 합병법인 가입자는 812만2670가구(24.17%)로 집계됐다. KT-KT스카이라이프(1058만8489가구, 31.52%)에 이어 LG유플러스-LG헬로비전(836만8791가구, 24.91%)과 대등한 수준이다.

한국신용평가는 SK브로드밴드가 가입자 증가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가입자 유치비용, 네트워크 투자 등 공통비용 절감으로 향후 사업역량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가입자 기반 확대로 콘텐츠 제공기업과의 협상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결합상품 판매를 위한 잠재고객을 확보해 중장기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재무안정성 강화도 신용등급 상향의 주요 근거다. 한국신용평가는 합병에 따른 신주 발행으로 자본이 늘어 부채비율(179.4%→104.8%)과 차입금의존도(46.1%→35.7%)가 개선되고, 티브로드가 설비투자부담이 크지 않고, 안정적 현금창출력을 갖춰 합병 이전 투자규모를 유지할 경우 잉여현금 창출과 차입규모 감축도 가능할 것으로 봤다. 

나이스신용평가도 합병법인이 개선된 수익창출력으로 대부분의 투자소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해 개선된 재무안정성지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필요할 경우 SK텔레콤의 재무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봤다.

그룹 내 지위 향상도 평가 요인이다. 한국신용평가는 800만 명 이상의 유료방송 가입자를 가진 SK브로드밴드가 콘텐츠 주요 소비통로가 되고 OTT 플랫폼과의 결합서비스로 시너지 효과도 가능해 향후 그룹 내 미디어 부문 주요 사업자로서 지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나이스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와 달리 한국기업평가는 SK브로드밴드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고, 향후 유료방송시장 경쟁구도 변화, SK 통신소그룹 미디어 사업전략에 연계된 합병법인의 사업·투자계획을 면밀히 분석해 등급검토 결과를 공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티브로드 흡수합병이 SK브로드밴드의 사업경쟁력과 수익창출력 제고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SK브로드밴드를 긍정적 검토 대상에 등록해놓은 상태다.

한편, SK브로드밴드 합병법인은 ▲미디어 플랫폼 고도화 ▲가입자 기반 확대 가속 ▲IPTV와 케이블TV 서비스 경쟁력 동반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맞춤형 서비스 제공과 콘텐츠 경쟁력 강화, 지역채널 투자 확대에 나선다. 또 SK텔레콤이 운영 중인 OTT 서비스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 활용, 제휴상품 출시 등 SK ICT 패밀리간 미디어 사업을 효과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SK브로드밴드는 올해 가입자 확충 목표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매출은 4조 원 이상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지난해 SK브로드밴드(연결 기준 3조1760억 원)와 티브로드(연결 기준 6551억 원)의 매출 합계보다 2000억 원 이상 늘어난 규모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