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30일 반도체부문 자회사인 세메스 천안사업장을 찾아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생산공장을 둘러보고 중장기 사업전략을 점검했다. 올 들어 11번째 사업장 방문이다. 2~3주에 한 번 씩 현장을 찾은 셈이다. 코로나19 등으로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은 현장에서 답을 찾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2일 삼성전자 등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1월 2일 경기도 화성사업장 반도체연구소를 방문해 차세대 반도체 전략을 논의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상반기 국내외 삼성전자 사업장을 11차례 찾았다.
이 부회장이 가장 자주 찾은 곳은 반도체 생산과 연구를 담당하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으로, 1월 2일, 2월 20일, 6월 19일 등 총 3차례 방문했다. 이밖에 충남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 경북 구미사업장, 경기 수원 삼성종합기술원, 충남 삼성SDI 천안사업장, 경기 수원 생활가전사업부 등이 이 부회장의 방문목록에 포함됐다.
▲생활가전사업의 차세대 제품 개발 및 중장기 전략 점검을 위해 6월 23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생활가전사업부를 찾은 이재용 부회장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 사진=삼성전자
특히 5월 13일 소형 배터리와 자동차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과 회동한 것은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이 단둘이 공개 회동한 것은 처음으로, 이 자리에서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현황과 향후 방향 등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앞서 3월 3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임시폐쇄조치됐던 구미사업장을 찾은 것도 큰 관심을 모았다. 당시 이 부회장은 스마트폰 생산공장을 점검한 후 생산라인에서 근무하는 직원들과 차담회를 갖고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 등을 청취하고 격려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일선 생산현장에서 묵묵히 일하고 계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저를 비롯한 회사는 여러분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3월 3일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에서 스마트폰 생산공장을 점검한 뒤 생산라인에서 근무하는 직원들과 차담회를 갖고 있다. / 사진=삼성전자
이 부회장의 현장경영 행보에는 해외 사업장 2곳도 포함됐다. 지난 1월 말 설 연휴기간 브라질 미나우스 법인과 상파울루 법인을 찾은 이 부회장은 생산라인과 현지 사업전략을 점검했다. 이어 지난 5월 18일에는 중국 시안 반도체사업장을 찾아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영향과 대책을 논의했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중국을 방문한 글로벌 기업인은 이 부회장이 처음이었다.
이 부회장은 연이은 현장점검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위기 극복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미래에 대한 과감한 도전과 개척자 정신을 일깨우는데 주력했다.
브라질 마나우스 법인을 찾은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힘은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에서 나온다”며 “과감하게 도전하는 개척자 정신으로 100년 삼성의 역사를 함께 써 나가자”고 당부했다.
3월 25일 경기 수원 삼성종합기술원을 방문해 신기술 연구개발 현황과 차세대 미래기술 전략을 점검한 뒤에는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미래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며 “국민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는 길은 혁신이다. 한계에 부딪쳤다 생각될 때 다시 한 번 힘을 내 벽을 넘자”고 강조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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