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표이사에 취임한 새내기 CEO들이 선배 CEO들보다 좋은 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 첫 해 예기치 못한 코로나19와 맞서야 하는 상황에서 기존 CEO들보다 영업이익 감소폭을 최소화하면서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24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30대그룹 상장계열사 중 지난해 말 또는 올해 초 선임된 신임 대표이사가 경영한 55개 기업의 1~3분기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과 영업이익이 대표이사가 유임된 138개 기업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55개 새내기 CEO 기업은 올해 1~3분기 총 263조7837억 원의 매출과 12조971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2.0%, 4.6% 감소했다. 대체로 대표이사를 맡자마자 시작된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으로 국내외 경기가 크게 하락한 것이 실적 감소의 주 원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새내기 CEO 기업의 이 같은 실적 하락율이 기존 CEO들이 경영한 기업에 비해 낮아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풀이된다. 30대그룹 상장계열사 중 기존 CEO들이 경영한 138개 기업은 올해 1~3분기 1000조5714억 원의 총 매출과 54조9235억 원의 총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4.6%와 11.5% 감소한 수치다.
새내기 CEO 기업보다 기존 CEO 기업의 매출 감소율이 2.3배 높고, 영업이익 감소율은 2.5배 높은 셈이다.
3분기의 경우 새내기 CEO 기업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 증가한 반면, 기존 CEO 기업은 4.4% 감소했다. 또 영업이익은 새내기 CEO 기업이 28.7% 증가했고, 기존 CEO 기업이 28.9% 늘어 대등한 증가세를 보였다.
새내기 CEO 기업 중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개선된 기업이 32개로 감소한 기업(23개)보다 9곳 많았다. 반면, 기존 CEO 기업은 영업이익이 감소한 곳(78개)이 증가한 곳(60개)보다 18곳 많았다. 특히 23개 기업이 1~3분기 영업손실을 냈다. 이 중 13곳은 올해 적자전환했다.
▲취임 첫 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CEO들. (왼쪽부터)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 조석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사장, 이반석 갤럭시아에스엠 사장
흑자전환의 경우 기존 CEO 기업이 1곳에 그친 반면, 새내기 CEO 기업은 3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3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한 기업을 맡은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 조석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사장, 이반석 갤럭시아에스엠 사장은 올해 이를 흑자로 돌려놓는데 성공했다.
현대차증권의 최대 실적을 이끈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현대로템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이용배 대표는 또 한 번의 성공사례를 만들었고, 현대중공업그룹이 내부 발탁 관례를 깨고 처음 외부에서 영입한 CEO인 조석 사장 역시 취임 첫 해 경영능력을 입증하는데 성공했다.
또 올 초 강신호 대표가 취임한 CJ제일제당은 신임 CEO 기업 중 가장 큰 영업이익 증가액(4359억 원)을 기록했다. 강 대표는 최근 그룹 인사에서 CJ대한통운 대표로 내정됐다. 또 올해부터 강성수 대표가 이끌고 있는 한화손해보험은 가장 높은 영업이익 증가율(488.8%)을 기록했다.
또 지난 3월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된 정호영 사장이 이끄는 LG디스플레이는 1~3분기 영업이익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지난해에 비해 적자폭을 2229억 원 줄였다. 특히 3분기에 1644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7분기만에 흑자전환하는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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