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가 타이어업계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을 늘렸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를 딛고 두자릿수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2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타이어업계 3사의 잠정 실적(연결 기준)을 분석한 결과, 2020년 합계 기준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이 10조3228억 원, 7035억 원, 3192억 원으로 집계됐다. 직전년도(11조2748억 원, 8088억 원, 5047억 원) 대비 8.4%, 13.0%, 36.8%씩 감소했다.
한국타이어만 홀로 영업이익 성장세를 그렸다. 2020년 기준 6285억 원으로, 직전년도(5440억 원) 대비 15.5% 증가했다. 수요 감소로 인해 매출은 6조8833억 원에서 6조4540억 원으로 6.2% 감소했으나, 유럽과 북미 등 수익성이 좋은 주요 지역에서 교체용 타이어(RE) 판매를 늘리고, 고인치 타이어의 판매 비중을 확대했다.
한국타이어는 전기차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전기차는 배터리 등 고용량 부품으로 인해 차체 중량이 무겁다. 교체 주기는 2년 정도로 일반 타이어(4~5년)보다 짧아 수익성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이 회사는 전기차 1,2위 업체인 테슬라의 모델Y와 폭스바겐의 전기 세단 ID.3에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또한 포르쉐의 최초 순수 전기차 모델인 타이칸, 아우디 Q시리즈 최상위 모델 'RS Q8', 초고성능 쿠페형 세단 'RS7 스포트백' 등 프리미엄 완성차 등도 공급 대상이다.
다만 지난해 12월 미국 상무부가 한국을 포함한 4개국 타이어에 반덤핑 관세 예비판정을 내리면서 이 점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38.07%, 금호타이어는 27.81%, 넥센타이어는 14.24% 수준이다. 미국 상무부의 반덤핑 관세 최종 판정은 오는 5월 13일 내려진다.
한국타이어는 미국 현지(테네시)에 공장이 있는 만큼 수출 물량 일부를 현지로 옮겨 생산할 수 있어 피해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전체 매출 중에서 미국 판매가 차지하는 비율이 한국 대비 2배 정도여서 실적 하락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총 매출 가운데 29.6%(총 1조3886억, 북미와 중남미 매출을 합함)가 미국에서 발생했다.
이에 대해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미국 내 판매제품에 대한 다양한 생산지를 검토중"이라며 "향후 미국 시장에서의 품질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양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철광석과 원유 등 타이어의 원자재 가격이 연일 급등한 점은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타이어는 국내 대리점과 거래처 등에 3월 1일부로 승용차와 경트럭, 트럭·버스 타이어 등 전 상품의 공장도가(공장에서 상품을 출하할 때 매기는 상품의 최초 가격)를 3~10% 인상할 계획이다.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로 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악화됐다. 금호타이어는 2019년 2조3692억 원, 574억 원에서 2020년 2조1707억 원, 364억 원으로 36.6% 감소했다. 넥센타이어는 타이어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80% 이상 급감했다. 2020년 연간 영업이익은 386억 원에 그쳤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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