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단행, 재무구조 개선에 시동을 걸었다. 다만,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투자여력으로 경쟁력을 높여 수익창출능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21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중공업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3월 말 부채비율은 261.9%로 집계됐다.
삼성중공업은 2016년과 2018년 두 차례 유상증자를 진행해 부채비율을 110%대까지 낮췄다. 하지만 드릴십 관련 손실로 인해 영업적자가 이어지면서 자본 총계가 줄어들었고, 부채비율이 200%대까지 치솟았다.
삼성중공업은 그동안 자본잠식 우려까지 제기돼왔다. 자본잠식은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은 상태다. 삼성중공업의 3월 말 자본총계는 3조3364억 원으로, 자본금(3조1506억 원)보다 1858억 원밖에 많지 않다.
삼성중공업은 유가가 폭등하며 해양플랜트 발주가 활발했던 2012~2014년 당시 드릴십을 대거 수주했다. 하지만 유가가 폭락하면서 채산성이 떨어졌고, 선주들이 계약을 해지했다. 결국 삼성중공업이 재고를 그대로 떠안았다.
그러나 최근 업계 분위기가 좋아졌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고 유가가 상승 국면으로 바뀌었다. 이에 해양플랜트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드릴십 1척에 대한 용선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 옵션이 포함돼 매각 가능성도 열려 있다.
삼성중공업은 모처럼 찾아온 호황에 대응하기 위해 재무구조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22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액면가 감액 무상감자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보통주와 우선주의 액면가액을 5000원에서 1000원으로 감액하고, 자본금은 3조1505억 원에서 6301억 원으로 80% 줄어든다. 무상감자로 줄어든 자본금은 자본잉여금으로 전환돼 자본총계는 변동이 없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자본잠식 우려는 크게 줄어든다. 감자 기준일은 7월 26일, 신규 상장 예정일은 8월 10일이다.
또 삼성중공업은 무상감자 직후 자본금 확충을 위해 발행주식 총수를 8억 주에서 15억 주로 늘리는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실시할 계획이다. 향후 이사회에서 증자 일정 및 발행주식수 등 세부 내용을 결정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에 전념할 것”이라며 “확보된 재원은 친환경 선박 개발이나 스마트 야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분야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유상증자 단행 소식 이후 삼성중공업의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유상증자로 발행주식 수가 늘어나고 주주지분이 희석되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 주가는 주주총회 소집 결의 공시 직후 거래일인 5월 6일 6000원을 기록, 이전 거래일인 5월 4일 7160원에서 16.2% 하락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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