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가전이 '비스포크'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비스포크를 앞세운 삼성 가전부문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을 8%대로 끌어올렸다. 삼성전자는 맞춤형 마케팅을 통해 국내 가전시장에서 비스포크가 차지하는 비중을 80%까지 늘릴 계획이다.
17일 데이터뉴스가 삼성전자의 실적발표자료를 분석한 결과, 소비자가전을 담당하는 CE부문은 올해 상반기 매출 26조3900억 원, 영업이익 2조1800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20조4700억 원, 1조1800억 원) 대비 28.9%, 84.7%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상반기 5.8%에서 올해 상반기 8.3%로 2.5%p 상승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가전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데다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주택시장 호조 등으로 펜트업(Pent-up, 억눌렸던 수요가 급속도로 살아나는 현상) 효과가 뚜렷해졌다.
삼성전자 CE부문은 맞춤형 가전 브랜드 비스포크를 출시하면서 전략 변화에 힘썼다.
2019년 6월 선보인 비스포크는 '소비자가 말하는대로(SPOKE) 이뤄준다(BE)'는 뜻을 담았다. 모델마다 규격이 같은 모듈 방식으로 만들어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덧붙여 사용할 수 있다. 1도어, 2도어, 3도어 등 다양한 형태를 내세운 가운데 색상을 다양하게 구성해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혔다. 지난 3월에는 360개 색상으로 구성된 '프리즘 컬러'에서 원하는 색을 지정해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가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비스포크 가전의 본격적인 확대에 나섰다. 삼성전자 직원이 프랑스 파리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에 전시된 '비스포크 홈' 체험공간을 소개하고 있다. / 사진=삼성전자
비스포크 가전은 지난해 말까지 누적 판매 100만 대를 돌파하는 등 입지를 넓히고 있다. 이에 힘입어 CE부문은 매년 매출을 늘리고 있다. 2018년 42조1100억 원이던 CE부문 매출은 지난해 48조1700억 원을 기록, 2년 만에 14.4%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CE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17.3%에서 지난해 20.3%로 3.0%p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영역을 확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브랜드 제공 범위를 기본 냉장고부터 시작해 세탁기, 식기세척기, 건조기 등 가전 대부분으로 넓혔다.
삼성전자는 국내 가전 매출에서 비스포크가 차지하는 비중을 8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지난 5월에는 비스포크 가전의 본격적인 해외시장 확대를 선언했다. 해외시장에서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여 라이프스타일 가전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할 계획이다.
특화된 고객을 겨냥한 맞춤형 마케팅도 진행한다. 지난 7월 말에는 MZ세대를 겨냥해 밀키트와 가정간편식(HMR) 전용 신개념 조리기기 ‘비스포크 큐커’를 출시했다. 이 달 초에는 웨딩 업계 대표 브랜드들과 함께 ‘비스포크 웨딩 클럽’도 선보였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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