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의 시가총액이 올해 들어 10조 원 넘게 증가했다. 기아와 현대건설, 현대자동차의 시가총액이 연초 대비 1조 원 이상씩 증가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3일 데이터뉴스가 3분기 실적발표 시즌을 맞아 30대그룹 상장계열사의 올해 시가총액 현황을 분석한 결과, 재계 2위인 현대차그룹 상장계열사의 시가총액 합계가 1월 4일 123조1160억 원에서 10월 27일 133조5940억 원으로 10조4780억 원(8.5%) 증가했다.
현대차그룹 12개의 상장계열사 가운데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이노션을 제외한 9곳의 시가총액이 연초 대비 상승했다.
기아의 시가총액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기아의 시가총액은 10월 27일 현재 34조4559억 원으로, 연초(25조9433억 원) 대비 8조5126억 원(32.8%) 늘었다.
기아는 올해 상반기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4.6%, 395.7%, 567.8% 증가하는 등 뚜렷한 실적 상승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해소에 대한 기대가 주가 흐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 생산기지가 모인 말레이시아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상승하고, 봉쇄 조치가 완화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모습이다.
향후 전망도 밝다. 기아는 지난 27일 진행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반도체 공급 차질이 원활해질 경우 즉시 국내 공장에서 특근을 시행할 수 있도록 매주 생산 점검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혀 생산량 증가가 기대되고 있다.
현대건설의 시총이 연초 대비 1조3975억 원(32.8%) 증가하며 그 뒤를 이었다. 분양시장 호조에 따른 국내주택 매출 증가와 사우디 마르잔 플랜트 공사 등 해외 대형 프로젝트 현장의 매출 본격화로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영업실적을 냈다. 본격적인 이익 회복 국면에 돌입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시총도 1조 원 넘게 상승했다. 연초 44조3361억 원에서 45조6182억 원으로 1조2821억 원(2.9%) 증가했다. 현대차 역시 반도체 수급 완화의 기대감으로 연초 대비 주가가 상승했다. 월말 기준 주가는 6월 23만9500원, 7월 21만8000원, 8월 21만2500원, 9월 20만 원으로 하락세를 보였지만, 10월 27일 21만3500원을 기록하면서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제철(5조4980억 원→6조985억 원, 10.9%), 현대위아(1조8901억 원→2조3660억 원, 25.2%), 현대로템(2조1446억 원→2조5048억 원, 16.8%), 현대오토에버(2조9085억 원→3조2635억 원, 12.2%), 현대비앤지스틸(1515억 원→2594억 원, 71.2%), 현대차증권(3608억 원→4138억 원, 14.7%)도 시가총액이 상승했다.
특히 현대비앤지스틸은 현대차그룹 상장사 가운데 가장 높은 시가총액 증가율을 기록했다. 가전 및 전방산업의 호조로 국내 스테인리스 냉연 수요와 가격이 상승한 데 영향을 받았다.
한편,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어 향후 시총이 더욱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재 상장 심사 중으로 예상 몸값은 1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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