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가 올해도 수주 목표 달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등이 4개월만에 각각 연간 목표의 절반을 채웠다. 다만, 최근 철강업계가 진행하고 있는 후판 가격 인상으로 인해 수익성 개선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8일 데이터뉴스가 조선 3사의 누적 수주액 현황을 분석한 결과, 3개 기업은 4월 25일 누적 기준으로 총 163억5000만 달러의 수주를 따냈다. 합계 목표(351억4000만 달러) 중 46.5%를 채워냈다.
3개 기업 중 한국조선해양이 액화천연가스(LNG선)과 컨테이너선에 집중하면서 수주 목표를 가장 많이 채웠다. 누적 수주는 총 97억4000만 달러로, 연간 목표(174억4000만 달러)의 55.8%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도 목표의 절반 이상의 수주를 따냈다. 누적 수주와 목표는 각각 46억1000만 달러, 89억 달러로, 달성률은 51.8%로 집계됐다. 삼성중공업은 목표 88억 달러 가운데 20억 달러(22.7%)를 수주했다.
3사 가운데 2개 기업이 올해 들어 4개월만에 수주 목표의 절반 이상을 채워내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간 수주 목표 초과 달성이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연달은 수주 호황에도 불구하고 조선업계는 지난해 1조 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수익성 악화를 겪었다. 조선용 후판(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 가격의 인상으로 수천억원의 공사손실충당금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공사손실충당금은 기업이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미리 반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도 수익성 개선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후판 가격을 두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만큼 후판 가격을 최소 10%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조선사는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2~5%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판은 선박 원가의 20%를 차지하기 때문에 철광석 가격 상승은 고스란히 조선사의 원가 부담으로 작용한다.
업계에서는 후판가격이 인상되면 조선업계의 흑자 목표 달성 시기가 멀어지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감을 따놓은 상태에서 후판값이 인상되면, 인상분을 이전 수주에 반영할 수 없어 그만큼 손실충당금 규모도 커지기 때문이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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