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월 진행된 2022 한국경영학회 융합학술대회에서 발표된 ‘기업의 인재채용 방식과 성과역량과의 상관성 연구’ 결과에서 ‘인적성과 성과는 연관성이 없으며 심지어 반비례하는 경우도 있다’는 부적합 결과가 제시됐다.
박지성 한국경영학회 교수에 따르면, 정보통신업 J사의 임직원 43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채용전형에서 사용된 인적성검사의 점수와 인사평가(성과평가)의 상관계수가 각각 -0.07, -0.1로 나타났다. 구성원의 입사 전 인적성검사 점수와 입사 후 인사평가 결과가 크게 연관성이 없다는 의미다.
심지어 입사 후 조직 적응에 대한 효과를 배제하기 위해 5년 미만 재직자를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는 인성검사 점수와 인사평가 점수 간 상관관계가 0.08로 연관성이 없었을 뿐 아니라, 적성검사의 경우 -0.27로 인사평가와 반비례했다.
상관계수는 1에 가까우면 상관관계가 크고, 0 미만의 음수로 나타나는 경우는 반비례 관계에 있다는 걸 뜻한다. 미국 노동부는 채용검사 유용성 판단 기준에서 상관계수가 0.11 이하인 경우 선발도구로서 유용성이 낮아 활용하기 어렵다고 본다.
2016년 국제지역연구 학술지에 게재된 솔브릿지 국제경영대학 이재영 교수와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엄재근 겸임교수의 '한국 기업의 채용평가와 직무성과의 관계성에 관한 사례분석'에 따르면, 언어추론 능력 검사와 수리추론 능력 검사는 유의확률(p)이 각각 0.285, 0.383으로 3년 후의 직무성과를 예측하지 못했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치를 나타내려면 유의확률이 0.05보다 작아야 하는데 해당 수치는 이를 훨씬 상회한다.
2020년 마이다스인에서 117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적성검사 진행 시 가장 고민되는 점은 무엇인가’ 대한 설문조사에서는 ‘성과역량과 무관하다’는 응답이 46%로 1위를 차지했다. 한편, 인적성검사는 1990년대 중반부터 기업 채용전형에 도입돼 채용 효율성을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어 오고 있다.
뉴로경영위원회 위원이자 마이다스 역량센터의 이현주 수석연구원은 “인적성검사 등 선발도구를 활용하는 근본적인 목적은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러나 원래의 목적과 다르게 인적성검사를 잘 보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단순히 구분하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는 게 현재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취준생들이 인적성검사 준비를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쏟아붓고 있지만, 정작 기업은 지원자의 역량을 판단할 수 없는 악순환이 수십 년째 이어지고 있다"며 "그래도 최근에는 인적성의 부적합을 입증하는 검증 결과가 기업 내외부에서 꾸준히 나오다 보니, 기업에서도 적극적으로 역량기반 채용을 위한 대안을 모색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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