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의 재무부담이 커지면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부채비율이 250%에 육박하면서 수소사업 등 신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최근 세 번째 기업공개(IPO) 추진을 철회하면서 투자재원 확보도 어려운 상황이다.
16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현대오일뱅크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6월 말 현재 부채비율이 243.1%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217.8%)보다 25.3%p 상승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개선에 힘입어 수익성 상승을 이루며 재무건전성 역시 개선이 기대됐다. 실제로 자본 확충에는 성공했지만, 부채가 더 크게 증가하면서 부채비율이 악화됐다.
매년 높아지고 있다. 2018년 말 129.2%에서 2019년 말 136.3%, 2020년 말 178.4%을 기록했고, 지난해 말 200%대에 진입한데 이어 올해는 250%에 육박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주요 정유사 중 유일하게 부채비율이 200%를 넘는다. SK이노베이션(188.6%), 에쓰오일(140.1%), GS칼텍스(127.5%) 등 경쟁사들은 100%대 부채비율을 보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신사업 투자를 확대하면서 부채가 늘어났다. 이 회사는 중질유 분해설비(HPC) 프로젝트를 통해 올레핀 분야 진출을 선언했다. 당초 계획자금은 2조7000억 원이었으나 총 3조 원 가량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수소사업을 통한 친환경 사업 진출 계획을 밝혔다. 블루수소를 생산해 차량과 발전용 연료로 판매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전국에 180여 개 수소충전소를 만든다는 목표도 세웠다.
업계에서는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현대오일뱅크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재추진한 IPO를 통해 신사업 추진에 필요한 자금 확보에 나설 것으로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현대오일뱅크의 기업가치를 10조 원 규모로 추정했다. IPO를 성공적으로 추진할 경우 수 조 원의 자금을 손에 쥘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올해 들어 주식시장 악화 등으로 IPO 계획을 철회했다. 이에 따라 IPO를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신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오일뱅크는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석유화학 소재와 바이오 연료, 수소사업 등 미래사업에 대한 투자와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지속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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