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한 그룹 발전전략 / 사진=한화그룹
한화그룹이 방위산업과 친환경에너지 사업의 시너지를 위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선다. 방산과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서 ‘글로벌 메이저’로 성장하겠다는 포석이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과 2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대우조선 지분 49.3%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 입찰과 실사, 해지 등에 관한 내용을 담은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KDB산업은행과는 향후 대우조선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협력하겠다는 내용의 기본합의서에 함께 서명했다.
이번 거래가 이뤄지면 방산 및 제조, 기계, 수주, 체계종합 등 사업 성격이 유사하고 최근 사업 호조로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이 각각 1조 원과 50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또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기반으로 그룹의 신성장동력에 투자하고 있는 한화임팩트파트너스(4000억 원) 및 한화에너지의 자회사 3곳(1000억 원) 등 모두 6개 계열사가 참여한다.
투자사들은 상세 실사 뒤에 공정한 경쟁을 거쳐 최종 인수자로 선정되면 오는 11월 말 본 계약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이번 인수로 ‘빅 사이클’ 초입에 진입한 조선산업에 진출하는 것을 넘어 그룹의 주력인 방산분야에서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전 세계에서 지정학적인 위기로 한국 무기체계에 대한 주요국의 관심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통합 방산 생산능력과 글로벌 수출 네트워크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한화디펜스와 11월 합병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기존의 우주, 지상 방산에서 해양까지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방산시스템’을 갖추고 유지보수(MRO)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중동, 유럽, 아시아에서의 고객 네트워크를 공유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의 무기체계는 물론 대우조선의 주력 방산제품인 3000톤(t)급 잠수함 및 전투함의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대우조선해양에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려 확보한 미래 방산기술을 민간 상선에 적용할 수도 있다. 한화시스템의 해양첨단시스템 기술이 대우조선의 함정 양산능력과 결합되면 자율운항이 가능한 민간 상선 개발역량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그룹은 기후위기와 에너지 안보에 대한 이슈로 전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이 빨라지는 시점에서 대우조선의 조선·해양기술을 통해 ‘글로벌 그린에너지 메이저’로 확고히 자리잡는다는 계획이다.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생산 및 발전사업과 한화임팩트의 수소혼소 발전기술, ㈜한화의 에너지 저장수단으로서의 암모니아 사업 등을 대우조선의 에너지 운송사업과 연결하면 ‘생산-운송-발전’으로 이어지는 그룹사의 친환경 에너지 밸류체인도 새롭게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 한화 측 생각이다.
한화는 단순한 이익 창출 수단을 넘어 투자와 일자리, 수출 확대로 대우조선이 위치한 경남 거제의 지역사회와 상생하고 조선 기자재와 하청 제작업체 등 지역 뿌리산업과도 지속 가능한 협력관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노조와의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신뢰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노사관계도 구축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그룹의 사업적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것뿐 아니라 국가 기간산업에 대한 투자로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도 결코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사업보국 정신으로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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