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전 현대카드를 스스로 떠났던 김덕환 대표가 다시 돌아왔다. 일단 카드부문 대표를 맡는다. 현대카드는 김 대표 사임 후 수익성을 잃으며 롯데카드에 업계 4위를 내주는 등 수모를 겪었다.
현대카드는 "직접 모시고 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만큼 김 대표의 복귀가 절실했다는 뜻이다. 특히 애플페이 공식서비스를 앞두고 김 대표의 역할이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3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전업카드사 7곳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을 분석한 결과, 현대카드가 2021년 2506억 원에서 2078억 원으로 17.1% 하락했다.
반면 롯데카드는 1887억 원에서 2718억 원으로 44.0% 증가했다. 이로 인해 2021년 업계 4위였던 현대카드는 지난해 5위로 밀려났다.
김덕환 대표는 지난해 9월 임기를 다 채우지 않고 사임했다. 당시 공식 사임 이유는 '일신상의 이유'였다. 김 대표 임기는 2024년 3월까지였고, 정태영 부회장과 함께 각자대표 체제를 형성하고 있었다.
1972년생, 카드업계 최연소 CEO다. 2011년 현대캐피탈 이사에 오른 후 2016년 현대카드 상무이사, 2018년 현대카드 카드 부문 대표를 역임한 뒤 2021년 4월 현대카드 대표에 올랐다. 현대자동차그룹 외부출신이 비교적 젊은 나이에 CEO를 맡아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현대카드는 카드 비즈니스 부문에서 김 대표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후임자를 물색했으나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했다. 결국 김 대표를 다시 불러 카드부문 대표로 선임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경영 공백시기가 길어졌고 김 대표만한 적임자가 없다는 판단해 다시 와 주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를 카드 부문 대표로 취임시킨 것은 선임 절차가 보다 간단해서다. 각자 대표와 사외이사 등은 정식 선임 절차인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거쳐야 하지만, 이외 이사는 별도 규정 없이 대표이사가 선임할 수 있다. 향후 김 대표는 임추위 정식 선임 절차 등을 거쳐 이전 직책인 각자 대표이사로 복귀할 전망이다.
김 대표의 경영 복귀는 애플페이 국내 도입이 큰 영향을 미쳤다. 현대카드는 애플과 1년 간 애플페이의 국내 배타적 사용권을 골자로 한 독점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태영 부회장이 혼자 회사를 이끌면서 신규서비스 도입에 집중하는 게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정 부회장은 현재 현대커머셜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한편, 최근 정 부회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과 8개가 담긴 사진과 함께 "러블리 애플(Lovely Apple)"이라는 문구를 게시했다. 이를 두고 다음달 8일이 애플페이의 정식 서비스 개시일 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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