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오너 3세 CEO 엇갈린 실적…일동·제일·유유 적자

녹십자·보령·삼일제약·현대약품은 실적 상승…대한약품·대원제약·일양약품도 오너3세 CEO 데뷔

  • 카카오공유 
  • 메타공유 
  • X공유 
  • 네이버밴드 공유 
  •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오너 3세가 수장을 맡은 제약사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오너 3세 CEO들이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보령을 비롯해 GC녹십자, 삼일제약, 현대약품이 호실적을 올린 반면, 제일파마홀딩스·일동제약·유유제약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9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국내 주요 제약사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오너 3세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제약업종 주요 기업 중 제일파마홀딩스·일동제약·유유제약이 지난해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한원석 제일약품 창업주의 손자이자 한승수 회장의 장남인 한상철 대표가 이끄는 제일파마홀딩스는 지난해 8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90억 원)보다 영업손실을 10% 줄였지만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한상철 대표는 제약약품 사장을 함께 맡고 있다. 제일약품도 지난해 135억 원의 영업이익 적자를 냈다. 전년(-105억 원)보다 적자규모가 30억 원 증가했다. 

윤용구 일동제약 창업주의 손자이자 윤원영 회장의 장남인 윤웅섭 대표가 경영하고 있는 일동제약은 지난해 영업이익 적자가 크게 늘었다. 이 회사의 영업손실은 2021년 555억 원에서 지난해 735억 원으로 이익 적자가 180억 원 증가했다. 

유특한 유유제약 창업주의 손자이자 유승필 회장의 장남인 유원상 대표가 CEO를 맡고 있는 유유제약은 지난해 6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이들 3개 기업은 모두 지난해 매출이 늘었지만,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등으로 적자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오너 3세가 경영하고 있는 또 다른 제약사인 GC녹십자, 보령, 삼일제약, 현대약품은 지난해 좋은 실적을 올렸다. 

허채경 녹십자 창업주의 손자인 허은철 대표가 맡고 있는 GC녹십자는 지난해 전년보다 11.3% 늘어난 1조711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10.3% 상승한 813억 원을 기록했다. 허 대표는 최근 4년 동안 꾸준히 외형과 수익성을 성장시키고 있다.

김승호 보령 창업자의 손자인 김정균 대표가 지난해 3월 CEO에 오른 보령의 매출은 2021년 6273억 원에서 2022년 7605억 원으로 21.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14억 원에서 566억 원으로 36.6% 상승했다. 

허용 삼일제약 창업주의 손자인 허승범 대표가 이끄는 삼일제약은 지난해 매출 1797억 원, 영업이익 40억 원을 올렸다. 각각 전년 대비 33.8%, 904.8% 증가했다. 원가율이 낮은 제품의 판매가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올라간 것으로 풀이된다.

이규석 현대약품 창업주의 손자인 이상준 대표가 수장을 맡고 있는 현대약품은 지난해 1627억 원의 매출과 79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6.7%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한편, 제약업계 오너 3세 경영자는 지난해 7명에서 올해 10명으로 늘어 단기 경영성과와 중장기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젊은 오너 CEO들의 경쟁과 다양한 시도가 더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오너 3세인 백인환 대원제약 대표, 정유석 일양약품 대표, 이승영 대한약품 대표가 CEO 무대에 올랐다.

정재훈 기자 jeje@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