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으로 재출발하는 대우조선, 기업 정상화 속도낸다

저가 수주 물량 털어내면 2분기 흑자 전환 가능…워크 아웃 이후 20년 만에 새 주인 한화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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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이 오는 23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한화오션으로 재출발한다. 권혁웅 대표를 포함한 새로운 경영진 선임도 진행하면서 20년간 붙어있던 ‘주인 없는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뗀다.

17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대우조선해양의 주주총회소집공고를 분석한 결과, 대우조선해양(DSME)은 오는 23일 진행되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사명을 한화오션(Hanhwa Ocean)으로 변경한다.

대우조선해양은 1973년 10월 대한조선공사의 옥포조선소로 출범했다. 1978년 대우그룹에 인수돼 대우조선공업주식회사가 설립됐다. 1994년에는 대우중공업 조선사업부로 합병됐다. 대우그룹 해체로 2000년 대우중공업이 대우조선공업, 대우종합기계(HD현대인프라코어), 청산법인 대우중공업으로 쪼개지며, 독립기업으로 재탄생했다.

독립된 대우조선은 2001년 워크아웃(기업구조 개선)을 졸업했고, 2002년 3월 현재 상호인 대우조선해양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부실기업들의 구조조정을 맡게된 산업은행이 대주주에 올랐다.

2019년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이 성사됐지만, 2022년 유럽연합(EU) 측이 기업 결합을 불허하면서 결과적으로는 매각이 또다시 무산됐다. 이에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다시 추진했고, 한화그룹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한화와 대우조선의 기업 결합을 조건부 승인하고 한화가 이를 수용하기로 하면서 한화그룹이 인수절차를 밟게 됐다. 한화그룹은 지난 2008년에도 대우조선의 인수를 시도한 바 있는데, 15년 만에 대우조선을 품에 안게 됐다.

한화그룹은 오는 23일 2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대우조선해양의 지분 49.3%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로써 대우조선해양은 2001년 이후 20년간 달고 있던 ‘주인 없는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한화그룹에 안기게 됐다.

이와 동시에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한화오션으로의 사명 변경을 진행한다. 이외 정관 변경도 추진한다. 사업목적 추가 및 명확화를 진행하며, 발행주식 총수도 기존 8억 주에서 10억 주로 늘릴 계획이다.


한화오션의 초대 대표이사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권혁웅 ㈜한화 총괄사장이 내정됐다. 또 한화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로 역임한 김종서 전 한화토탈에너지스 대표와 정인섭 전 한화에너지 대표가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됐다.

김동관 부회장은 기타비상무이사로 경영에 참여한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와 체질 개선을 지원할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이 한화그룹에 품에 안기게 되면서 경영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들이 저가 수주 물량을 털어내면서 분기 기준 영업이익 개선을 이루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2분기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HD한국조선해양은 일회성 비용 반영에도 영업손실 폭을 크게 줄였다.

업계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오는 2분기에 영업 흑자를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분기 기준으로는 628억 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전년 동기(-4701억 원) 대비 손실 폭이 줄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이 그간 누적된 적자로 인해 부채가 크게 늘었고, 사내 보유금이 크게 줄어든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1542.4%로, 2021년 말(379.0%) 대비 1163.4%p 상승했다.

한화로부터 2조 원 안팎의 인수자금이 들어오긴 하지만, 부채를 갚고 사업비를 충당하기에는 부족할 수 있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