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출시 이후 현대카드의 첫 성적이 공개됐다. 업계가 예측했던대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조달 금리 상승으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카드사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현대카드 외 카드업계와 간편결제업계는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머리를 굴리고 있다. 삼성페이는 수수료 유료화를 검토하고 있고, 네이버페이와 손을 잡았다. 카드사들은 QR코드 규격을 통일함으로써 간편결제 주도권을 가져오려 한다.
1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현대카드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1분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769억 원에서 올해 708억 원으로 7.9% 하락했다.
예·적금 등의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자금의 70% 이상을 여신전문금융회사채를 통해 조달하는데 여전채 금리 급등으로 자금 조달에 드는 비용이 커졌다.
현대카드를 제외한 전업카드사 6곳의 순이익도 6883억 원에서 5170억 원으로 24.9% 하락했다. 감소율 한자릿수를 보인 기업은 신한카드(-5.3%)와 삼성카드(-9.5%)다.
현대카드를 포함한 이 3개사들은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경기 침체 속 자산건전성 중심의 경영으로 연체율과 대손비용이 감소하고 애플페이 출시, 신용카드업 경쟁력 강화로 신용판매 취급액이 증대되고 회원 수가 확대됐다"고 말했다.
현대카드의 연체율은 전년 동기 대비 0.09%p 하락한 0.95%다. 신용판매 취급액과 회원 수는 각각 16.2%, 14.7%씩 늘어 33조8000억 원, 1158만 명으로 기록했다.
현대카드는 애플페이의 호재로 몸집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간편결제사, 카드사 등은 시장점유율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의 결제수수료 일부를 카드사 측이 부담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는 최근 카드사들에게 8월 10일 이후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그동안은 무료 수수료로 매년 계약을 자동 연장해왔었다.
지난 3월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애플페이는 현대카드에게 결제 건당 0.15%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이로 인해 2015년 출범 이후 한 번도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았던 삼성페이도 수수료를 받아야 한다는 기류가 생성된 것이다.
또, 삼성페이는 사용자들이 애플페이로의 이동을 막기 위해 네이버페이와 손을 잡았다. 애플페이 출시에 맞춰 삼성전자는 네이버파이낸셜과 제휴를 맺고, 네이버페이 앱에서 삼성페이에 등록된 신용카드로 결제를 할 수 있게 했다.
BC카드를 제외한 8개 카드사들은 지난 26일 부가가치통신망사 3곳, 카카오페이와 모바일 결제 공통규격 추진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공통규격을 채택한 가맹점이면 QR결제가 가능해진다. 지금까지는 카드사별로 규격이 제각각이어서 소비자가 쓰는 카드와 같은 규격을 쓰는 가맹점이 아니면 현장에서 QR결제를 할 수 없었다. 카드사들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모바일 현장결제 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져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삼성페이의 유료화가 실제로 행해진다면 형편이 더 어려워지는 카드사들은 결국 소비자 혜택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기에 해소하기 위한 돌파구를 찾아야 하며, 이로 인해 생존 경쟁은 더욱 피터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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