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의 퇴직연금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원리금 비보장·보장 상품 중 DC형과 개인IRP서 1위를 기록했다. 2분기 총 퇴직연금 적립액은 신한은행이 가장 높았고, 이 은행은 디폴트옵션 상품 적립금도 1위를 차지했다.
26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공시된 4대 은행의 퇴직연금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하나은행은 DC형과 IRP에서, 국민은행은 DB형에서 가장 높았다.
퇴직연금은 확정급여(DB)형, 확정기여(DC)형, 개인IRP로 구분된다. DB형은 퇴직 전 3개월 평균 임금에 근속연수를 곱해 결정되고, 기업이 적립금을 관리하기 때문에 근로자가 따로 운용에 관여할 수 없다. DC형은 기업 부담금이 확정돼 있어 매년 연금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을 근로자의 퇴직연금 계좌에 입금해준다. 따라서 근로자의 직접 운용이 가능하고, 본인의 노력에 따라 퇴직연금 수익률이 올라가기도 한다.
DB형은 대기업 등 연공서열 회사에서 승진 기회가 많은 저직급 근로자에게 유리할 수 있고, 근로자가 따로 운용을 못하다 보니 자산 관리나 금융 투자에 관심이 없고 안전성을 중요시하는 사람이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DC형은 DB형과 반대로 임금 상승 기회가 적고 고직급·중소기업 근로자에게 적당하다. 특히 임금피크제를 앞둔 근로자라면 임금피크 적용 전에 변경하는 것이 좋다.
요즘은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임금 인상률도 낮아지기에 DC형을 통해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노후연금 자산 증식에 효과적이다.
IRP는 근로자가 직접 계좌를 개설한 후 본인의 노후 준비를 위해 납부하고 운용하는 계좌다.
하나은행의 원리금 비보장 DC형 2분기 수익률은 7.97%다. 개인IRP 또한 6.69%로 집계됐다. DB형은 5.08%로 국민은행(5.18%) 뒤를 이었다.
원리금 보장도 DC형과 개인IRP 수익률이 3.27%, 2.89%로 하나은행이 가장 높았다. DB형은 3.24%로 신한은행(3.25%)보다 0.01%p 낮았다.
신한은행의 개인IRP 수익률도 2.89%로 하나은행과 공동 1위에 랭크됐다.
1분기엔 원리금비보장 수익률이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했었다. 하나은행의 DC형은 -7.17%를 기록했고, 개인IRP에선 국민은행이 -7.14%로 제일 감소율이 높았다. 회사에서 직접 운용하는 DB형은 국민(-1.20%), 우리(-2.50%)만 감소하고 하나와 신한은 각각 +3.37%, +2.38%를 기록했다.
원리금 보장 수익률은 2분기보다 1%p 가량 낮았다.
퇴직연금 원리금비보장상품은 주식에 투자하는 경우가 태반이라 증권시장이 좋지 않았던 1분기에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 원리금보장 운용방법에는 ‘안정적 금융기관’이 원리금 지급을 보장하는 금융상품과 정부나 공공기관 등이 원리금 지급을 보장하는 국채증권, 통화안정증권 및 정부보증 채권 등이 있다.
한편, 지난 12일 사전지정운용제도인 디폴트옵션이 1년간의 사전 준비 등 유예기간을 거쳐 본격 시행됐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도로 적립금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가입자가 사전에 지정한 방법으로 금융사가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것을 말한다. DC형과 IRP만이 대상이다. 가입자가 직접 운용 지시를 할 수 있는 이유에서다.
한국의 퇴직연금 수익률(2.4%)이 미국(7.4%), 호주(8.0%), 영국(9.8%) 등 연금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에 비해 낮은 이유에서 도입됐다.
디폴트옵션 상품 가입이 필수는 아니지만 가입 하지 않는다면 수익률이 0%가 된다. 과거엔 적립금을 따로 운용 지시하지 않으면 예금상품에 자동으로 예치가 됐었다. 그러나 이제는 자동재예치 제도가 종료됐기 때문이다.
2분기 디폴트옵션 적립금 1위는 신한은행으로 333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월 퇴직연금 고객관리센터를 신설한 이 은행은 4만7000여 기업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하고, 퇴직연금 가입자 136만여명을 대상으로 해당 제도를 적극적으로 안내해왔다고 밝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디폴트옵션 제도의 조기 정착을 위해 고객관리 및 수익률 제고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전문 지식을 갖춘 전담직원들의 상담을 통해 고객들이 보다 체계적으로 퇴직연금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2분기 총 퇴직연금 적립금 또한 신한은행이 36조7475억 원으로 가장 높았다. DB형(14조6550억 원)에서 견조한 실적을 보였다. DC형과 IRP는 국민은행이 6.7%, 3.2% 높았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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