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퓨처엠, SKC,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등 이차전지 소재업체들이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음극재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차세대 배터리 소재로 불리는 실리콘 음극재 개발에 힘쓰고 있다.
7일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음극재 시장 수요는 2022년 75억 달러에서 2030년 219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음극재는 이차전지 충전 시 양극에서 나오는 리튬이온을 음극에서 받아들이는 소재다. 배터리의 충전 속도와 수명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양극재, 전해액, 분리막과 함께 배터리 4대 핵심 소재로 구분된다.
음극재는 그간 양극재에 비해 덜 주목 받았다. 양극재는 배터리 원가의 40% 정도를 차지하는 반면, 음극재는 15% 정도다. 하지만 최근 전기차 보급 확대로 인한 배터리 생산량이 빠르게 늘면서 배터리 소재의 수요도 확대하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인해 국내 업체들의 음극재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다.
IRA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수입한 광물로 만든 배터리가 들어간 전기차만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정 비율 이상을 중국산 핵심 광물이나 부품을 쓴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는 세액공제(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중국은 현재 글로벌 음극재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음극재 시장의 중국 기업 점유율은 84%에 달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비중국산 음극재 수요 확대가 예상됨에 따라 국내 업체들이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차세대 배터리 소재로 불리는 실리콘 음극재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다. 실리콘 음극재는 흑연에 실리콘을 주입해 생산한다. 업계에 따르면, 기존 흑연 음극재보다 에너지 밀도가 10배 이상 높아 배터리 충전 속도와 출력을 크게 높일 수 있다. 흑연 음극재는 저렴한 가격과 안정적인 결정구조가 장점이지만, 에너지 저장 용량 한계가 단점으로 꼽혀왔다.
국내 업체들도 실리콘 음극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 SKC,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등이 실리콘 음극재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포스코퓨처엠은 2030년까지 음극재를 연간 37만 톤을 생산 공급할 계획이다. 포스코홀딩스 자회사인 포스코실리콘솔루션도 3000억 원을 투자해 연산 5000톤 규모의 실리콘 음극재 생산공장 건립계획을 발표했다.
SKC는 2032년까지 실리콘 음극재 시장에서 15%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해 톱3에 진입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SKC는 2021년 실리콘음극재 시장 진출을 결정했다. 기술력을 확보하고자 영국 실리콘 음극재 기업 넥시온에 8000만 달러(약 1026억 원)을 투자했다. 실리콘 음극재 양산 목표 시기는 2026년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차세대 실리콘 음극재 개발에 나섰다. 배터리용 실리콘 음극재 기술을 보유한 프랑스 스타트업 엔와이즈와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엔와이즈와 실리코 복합 물질(Si-C 계열) 공동 개발을 통해 고성능의 음극재를 대량 생산할 계획이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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