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불황에서도 영업이익 적자폭을 줄였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제품 판매를 늘린 것이 주효했다.
22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SK하이닉스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이 2조8821억 원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불황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크게 악화됐다. 수요 부진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4분기 1조8984억 원의 손실을 냈다. 올해 1분기는 영업손실이 3조4023억 원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2분기에 손실액을 전분기 대비 5200억 원가량 줄였다. DDR5, HBM 등 고부가 제품 판매가 늘어난 점이 주효했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HBM 제품을 포함한 그래픽 D램 매출은 그동안 D램 전체 매출의 10% 미만이었지만, 2분기에는 2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이를 기반으로 2분기 D램 출하량과 평균판매가격(ASP)이 상승했다.
HBM은 8개 이상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제품이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12단 적층에 성공해 현존 최고 용량인 24GB HBM3 제품까지 공급 가능한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HBM 시장에서 점유율 50%로 1위를 차지했다.
HBM은 향후 AI 상용화에 따라 출하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SK하이닉스는 공급 대응을 위해 내년 물량을 올해보다 두 배 이상 늘리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또 다른 고부가 제품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최근 321단 4D 낸드를 공개하며 업계 최초로 300단 이상 낸드 개발 진행을 공식화했다. 2025년 상반기 양산이 목표다.
감산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재고자산이 줄어든 것도 손익 회복에 힘을 보탰다. 올해 6월 말 기준 재고자산은 16조4202억 원으로, 3월 말(17조1823억 원)에 비해 4.4% 감소했다. 이를 기반으로 재고자산평가손실도 1조 원에서 5000억 원 수준으로 줄었다.
낸드의 경우 D램보다 재고 수준이 높고 수익성이 낮은 상태여서 5~10% 수준의 추가 감산이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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