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이 상반기 호실적을 그렸다. 비이자이익이 급증했고, 순이익도 상승했다. 하지만, 이 같은 호실적에도 최근 드러난 중권계좌 불법개설 사건으로 시름이 커지고 있다.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시중은행으로의 전환에 자칫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25일 데이터뉴스가 DGB금융지주 실적발표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구은행의 비이자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77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850억 원으로 1003.9% 급증했다.
기타 비이자이익이 흑자전환에 성공한 영향이다. 지난해 -424억 원에서 올해 420억 원으로 대폭 개선됐다. 수수료이익 규모와 맞먹는다. 수수료이익은 올해 상반기 430억 원으로 전년 동기(501억 원) 대비 14.2% 하락했다.
기타 비이자이익은 유가증권, 외환 및 파생상품, 매출채권 매각손익 등의 부문으로 나뉘는데, 모든 부문의 수치가 급증했다. 유가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364.7% 증가한 618억 원, 외환 및 파생상품은 375.0% 늘어난 76억 원, 매출채권 매각손익은 257.6% 증가한 472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주식시장 등의 업황이 활기를 띈 영향이다.
순이익도 2152억 원에서 2504억 원으로 16.4% 상승했다.
대구은행은 이 같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최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직원들이 지난해 고객 동의 없이 1000여 개의 증권계좌를 몰래 개설한 사실이 적발됐기 때문이다. 이 직원들은 실적을 채우기 위해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대구은행은 실적을 위한 지침이나 권유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현재 시중은행으로의 전환 인가 신청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은 악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구은행은 금융감독원 검사를 성실히 받으면서 그동안 진행해온 시중은행 전환 인가 신청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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