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수요 증가에 발맞춰 폐배터리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폐배터리 시장은 2050년 600조 원 규모까지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도 폐배터리 시장에 속속 참전하고 있다.
16일 시장조사기업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폐배터리 시장 규모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5년 3조 원, 2030년 70조 원, 2040년 230조 원에 이어 2050년에는 최대 600조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전기차 배터리 교체주기는 7~10년으로 추산된다. 이 기간이 지나면 용량이 초기 대비 70~80% 떨어진다. 테슬라의 1세대 전기차 모델인 '테슬라 S'가 출시(2013년)된 지 10년이 되면서 폐배터리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내 이차전지 기업들은 모두 폐배터리에 뛰어들며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폐배터리 시장은 크게 재활용과 재사용으로 나뉜다. 재활용은 사용됐던 폐배터리에서 리튬, 코발트, 니켈 등의 원재료에서 원자재를 추출하는 사업이다. 재사용은 점검 후 상태에 따라 에너지저장장치(ESS), 교체용 전기차 배터리에서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8월 중국 1위 코발트 생산기업 화유코발트와 배터리 리사이클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신규 합작법인은 배터리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인 스크랩, 수거된 폐배터리 등에서 핵심 원재료인 니켈, 코발트, 리튬 등을 추출한다.
중국 장쑤성 난징시, 저장성 취저우시에 각각 스크랩을 처리하고 폐배터리를 가공하는 전처리 공장, 재활용 메탈을 처리하는 후처리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올해 본격적인 공장 건설에 돌입해 내년 말 가동이 예상된다.
삼성SDI는 기술 확보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5월 SDI연구소에 리사이클 연구 랩을 신설하고 배터리 소재 회수율 향상과 친환경 소재 회수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또 파트너사와 협력해 국내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공정 스크랩에서 코발트, 니켈, 리튬 등 핵심 원소재를 회수하고 배터리 제조에 재활용하는 체계를 구축, 운영하고 있다.
SK온은 모기업인 SK이노베이션과 함께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차전지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기업 성일하이텍과 폐배터리 금속 재활용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두 기업은 올해 국내 합작법인을 세울 예정이다.
타 업계에서도 폐배터리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에너지환경기업 SK에코플랜트는 최근 자회사 테스, 미국 폐배터리 재활용 혁신기업 어센드 엘리먼츠와 함께 미국 내 폐배터리 재활용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전처리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공장은 미국 켄터키주 홉킨스빌에 9290㎡ 규모로 조성된다. 오는 11월 착공해 2025년 1월 가동을 시작한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량품인 스크랩과 수거된 폐배터리 등을 물리적으로 안전하게 분해·파쇄하고 배터리 원료 추출 전단계인 블랙매스까지 추출할 예정이다.
완성차 기업 기아도 폐배터리 재활용 생태계를 조성을 위한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현대글로비스, 에바싸이클, 에코프로, 경상북도, 경북테크노파크가 참여한다. 전기차 배터리의 잔존 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하는 기준을 세우는 게 목표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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