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오일뱅크가 다시 부채비율 200%대에 진입했다. 친환경 사업 확대를 위해 꾸준한 투자가 필요한 가운데 재무구조가 악화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5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HD현대오일뱅크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9월 말 부채비율은 216.7%로 집계됐다. 전년 말(184.9%) 대비 31.8%p 상승했다.
부채총계는 지난해 말 12조8086억 원에서 올해 9월 말 14조357억 원으로 9.6% 늘었다. 같은 기간 자본총계는 6조9268억 원에서 6조4760억 원으로 6.5% 줄었다.
이 회사의 차입금(단기차입금+유동성장기차입금+장기차입금)은 지난해 말 3조7164억원에서 올해 9월 말 4조9817억 원으로 34.0% 늘었다. 특히 단기차입금이 2313억 원에서 1조929억 원으로 372.5% 증가했다.
HD현대오일뱅크의 부채비율은 국내 주요 정유사 중 가장 높다. 9월 말 현재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이 각각 174.8%, 144.4%고, GS칼텍스가 89.1%로 가장 낮다. 200%대 부채비율은 HD현대오일뱅크가 유일하다.
신사업을 진행하면서 재무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HD현대오일뱅크는 그룹의 친환경 행보에 발맞춰 꾸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블루소재, 화이트바이오, 친환경 화학·소재 등 다양한 친환경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롯데케미칼과 석유화학설비공장인 HPC를 완공했다. 연간 에틸렌 85만 톤, 프로필렌 50만 톤을 생산할 수 있다.
또 수소 인프라 구축을 위해 글로벌 기업들과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 블루수소를 활용한 수소연료전지 발전사업, 청정수소 제조를 위한 암모니아 크래킹 촉매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가 친환경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재무구조 개선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세 차례에 걸친 기업공개(IPO)에 실패해 IPO 재추진을 위한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재무관리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한편, HD현대오일뱅크는 올 초 페놀 유출 의혹에 휩싸이며 친환경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2019년 10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충남 서산 대산공장에서 나온 기준치 이상의 페놀·페놀류가 함유된 폐수를 인근의 현대OCI, 현대케미칼 등 자회사 공장으로 보낸 것이 적발됐다.
HD현대오일뱅크 측은 해당 공업용수를 한 공장단지 안에서 폐쇄된 배관을 통해 재이용한 것이고, 최종적으로 적법한 기준에 따라 폐수처리시설을 통해 공공수역으로 배출됐기 때문에 어떠한 환경 오염도 야기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친환경 행보 기업 이미지 손상이 불가피해졌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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