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석 신세계L&B 대표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주력사업인 와인 시장이 정체됐고 신사업이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L&B는 위스키 사업을 중단하고 와인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L&B는 최근 위스키 신사업 전담조직 'W비즈니스'를 해체했다.
신세계L&B는 철수가 아닌 잠정 중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담 조직이 해체된 이상 당분간 사업 재개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L&B는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와인 사업이 휘청이고 있어 신사업에 힘을 쏟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홈술 문화가 인기를 끌며 와인 시장이 성장했지만, 이후 고물가와 홈술족 감소로 와인 수요가 줄었다. 관세청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와인 수입량은 5만6542톤으로, 전년(7만1020톤) 대비 20.4% 감소했다.
주력인 와인 사업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위스키 사업 추진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위스키 사업은 이익이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롱텀비즈니스다.
신세계L&B의 위스키 사업 중단 결정은 수익성 중심 경영 행보로 풀이된다. 이 회사는 2022년 116억 원의 영업이익과 6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45.3%, 57.4% 감소한 수치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기업 활동의 본질은 사업 성과를 통해 수익구조를 안정화하고 이를 재투자해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라며 “2024년에는 경영 의사결정에 수익성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와인 수요가 줄고 위스키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전략이 수익성 회복으로 이어질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관세청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작년 위스키 수입량은 3만586톤으로, 전년(2만7038톤)보다 13.1% 늘었다.
오수민 기자 osm365@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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