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IT업계, 커지는 위기에 이어지는 창업자 복귀

박관호 위메이드 창업자 대표 선임,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CA협의체 의장 맡아, 김남주 웹젠 창업자 개발책임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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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중/취재]게임·IT업계, 위기에 창업자 복귀 잇따라

▲(왼쪽부터) 박관호 위메이드 창업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김남주 웹젠 창업자


지난해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윤세영 태영 회장 등 창업자의 경영 복귀가 주목받는 가운데, 최근 게임·IT 업계도 박관호 위메이드 대표 등 창업자의 현장 복귀가 이어지고 있다. 

위메이드는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고 장현국 대표이사 사임에 따라 박관호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 김남주 웹젠 창업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현장에 복귀한데 이어 대표적인 1세대 게임 개발자인 박관호 위메이드 창업자가 12년 만에 대표이사를 다시 맡았다. 다만, 이들은 복귀 후 조금씩 다른 역할을 맡고 있다.
 
위메이드는 박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안도 오는 29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 상정했다. 

회사 측은 박 대표가 위메이드 설립자로서 ‘미르의 전설2’를 비롯한 풍부한 게임 개발 관련 업무 경험을 갖고 있다며, 후보자가 게임 개발을 총괄하며 기업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돼 사내이사 재선임을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액토즈소프트에서 개발팀장을 맡다가 2000년 2월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2012년까지 대표이사를 맡았다. 2012년 대표이사를 그만 두고 최근까지 12년간 위메이드의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했다. 

박 대표는 위메이드 주식 39.4%(1335만738주)를 가진 최대주주다.

10년간 전문경영인으로 위메이드를 이끌어온 장현국 전 대표는 CEO에서 물러한 뒤 부회장을 맡아 사업 지원 역할을 할 예정이다.

회사는 박 창업자의 경영 복귀 이유로 ‘책임경영’을 내세웠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박관호 의장이 대표이사가 된 것은 책임경영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부진한 실적 개선과 가상자산 ‘위믹스’ 관련 위기 해결에 직접 나서기 위한 결정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위메이드는 2022년 849억 원, 2023년 942억 원 등 2년 연속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박 대표가 중점을 둘 사안에 대해 “박 대표가 향후 게임과 블록체인 사업의 수장으로 회사를 이끌 계획”이라며 “이외에는 아직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앞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지난 1월 카카오 CA협의체 공동의장을 맡아 현장에 복귀했다. 출범 이후 최대 위기 상황에서 이를 타개하는 역할에 직접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범수 의장은 개별 계열사의 경영에 직접 맡기보다 카카오그룹 차원의 문제를 해결하고 경영체제를 개선하는데 방점을 찍고 있다. 그가 공동의장을 맡은 CA협의체는 카카오그룹 내부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컨센서스를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김남주 웹젠 공동창업자가 13년 만에 현장에 복귀했다. 

김남주 창업자는 웹젠의 자회사인 웹젠스타에 최고개발책임자(CCD)로 취임해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게임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2000년 웹젠을 공동창업한 김 전 대표는 2002년부터 2008년까지 웹젠 대표이사를 지냈다. 

강동식·김민지 기자 hones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