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왼쪽부터)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혜란 다윈 뉴욕대 교수 ▲과학상 물리∙수학부문 고 남세우 국립표준기술연구소 연구원 ▲공학상 이수인 워싱턴대 교수 (아래 왼쪽부터) ▲의학상 피터 박 하버드의대 교수 ▲예술상 한강 소설가 ▲사회봉사상 제라딘 라이언 수녀 / 사진=호암재단
호암재단은 ‘2024 삼성호암상 수상자’를 선정했다고 3일 발표했다.
올해 삼성호암상 수상자는 6명이다. 과학상 중 화학∙생명과학부문은 혜란 다윈(55) 뉴욕대 교수가, 물리∙수학부문은 고 남세우(54) 미국국립표준기술연구소 연구원이 받았다.
공학상은 이수인(44) 미국 워싱턴대 교수, 의학상은 피터 박(53) 미국 하버드의대 교수, 예술상은 한강(54) 소설가, 사회봉사상은 제라딘 라이언 수녀(76)가 받았다.
각 부문별 수상자에겐 상장과 메달, 상금 3억 원이 수여된다. 시상식은 오는 5월 31일에 개최될 예정이다.
수상자는 국내외 학자·전문가 46명 및 65명의 외국인 석학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가 4개월 동안 심사를 거쳐 선정했다.
올해 수상자 6명 중 4명이 여성으로 역대 가장 많은 여성 수상자가 선정됐다. 공학상에선 최초의 여성 수상자가 탄생했다.
학술 부문에선 전통 기초 과학 분야 이외에도 IT 분야에서 혁신을 선도하면서 새롭고 획기적인 연구 결과를 낸 연구자를 선정했다.
예술 부문에선 세계적인 공감을 얻으며 순수 한국문학의 저력을 증명한 소설가를 선정했다. 사회봉사 부문에선 국경과 인종을 초월해 평생을 장애인의 육체와 영혼의 치유에 헌신한 인사가 선정됐다.
과학상 화학∙생명과학 부문을 받은 혜란 다윈 박사는 미국에서 출생한 한인 이민자의 자녀다. 전세계에서 매년 100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내는 결핵의 발생과 인체 감염 기전을 밝혀온 미생물학자다.
인간 등 일반 생물만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 분해 시스템이 결핵균에게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혔다. 결핵을 포함한 다양한 감염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 가능성도 제시했다.
물리∙생명과학 부문 과학상을 받은 고 남세우 박사는 양자역학과 양자정보과학 분야의 발전에 기여한 세계적 권위자다. 세계 최고 효율의 단일광자 검출기를 개발해 양자역학의 오랜 논쟁이었던 ‘벨 부등식’의 실험적 위배 증명을 가능하게 했다.
남 박사가 개발한 검출기는 양자컴퓨터, 우주 암흑물질 탐색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에서 활용되고 있다. 남 박사는 심사가 진행되던 지난 1월 작고했다. 규정상 추천 마감일 10월 31일 기준 생존 인사는 수상자로 선정 가능하다.
공학상을 받은 이수인 박사는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전문가다. AI의 판단 및 예측 과정을 이해하고 결과를 설명하는 ‘설명가능한 AI’ 분야에서 ‘SNAP’(AI의 예측 결과를 설명하는 기법 중 하나) 방법론을 개발해 AI의 신뢰성을 높였다.
이 박사가 개발한 AI 기술은 각종 질병을 예측, 설명하는 AI 시스템 및 질병 치료법 개발 등 의료 분야에서 파급 효과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의학상을 받은 피터 박 박사는 세포의 방대한 DNA 유전 정보를 분석하는 컴퓨터 분석법을 개발하고 이용해 질병의 발생 메커니즘을 밝히는 생물정보학 분야 권위자다.
박 박사의 분석기술은 전 세계 대학, 병원, 제약회사에서 암을 포함한 질병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인간의 암 유전 정보 지도 제작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며, 암 발생에 대한 이해를 높여 암 치료 분야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예술상을 받은 한강 소설가는 한국 현대사의 고통과 슬픔, 인간의 실존에 대한 고민을 특유의 날카롭고 섬세한 시선으로 다뤄 미적 승화를 했다는 평을 받았다.
소설 ‘채식주의자’로 부커상, ‘작별하지 않는다’로 메디치상을 받았다. ‘소년이 온다’, ‘흰’ 등 많은 작품이 다양한 언어로 번역돼 해외에서 큰 호평을 받으며 한국 문학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사회봉사상을 받은 제라딘 라이언 수녀는 50여 년간 목포지역 장애인과 가족을 돌보고 헌신한 우리 시대의 인류애와 박애정신의 표상이라는 평을 받았다.
라이언 수녀는 1975년 한국 입국 후 의료봉사를 시작했다. 1985년 목포지역 최초의 장애인 복지시설 ‘생명의 공동체’를 설립했다. 1992년엔 ‘명도복지관’을 개관해 장애인 조기교육, 직업재활, 인식개선 등 사업을 펼쳤다.
호암재단은 1991년부터 삼성호암상으로 학술·예술 및 사회발전과 인류복지 증진에 업적을 이룬 한국계 인사를 현창해 왔다. 올해 제 34회 시상까지 176명의 수상자에게 343억 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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