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원대 재산 분할을 선고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항소심 판결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향후 상고심에서 기여도와 자금 출처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서울고법 가사2부는 지난달 30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 원, 재산분할 지급 1조3808억 원을 판결했다. 2022년 1심의 판결인 위자료 1억 원, 재산분할 665억 원보다 20배가량 늘어났다.
2심 재판부는 “노 관장이 SK그룹의 가치 증가나 경영활동의 기여가 있다고 봐야 한다”며 최 회장의 재산을 모두 분할 대상으로 봤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은 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1심 판단을 뒤집었다.
향후 대법원에서 기여도와 자금 출처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 관장 측은 항소심 재판부에 노 전 대통령이 사돈인 최종현 선대회장 등에게 300억 원대 비자금을 건넸다고 주장하며 약속어음과 김옥숙 여사의 메모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의 메모에는 ‘선경 300억’, ‘최 서방 32억’ 등의 내용이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항소심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 자금이 최종현 선대회장에게 흘러 들어갔다고 보고, 노 관장에 대한 SK㈜ 기업가치 증가와 경영활동 기여를 인정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일방의 메모 등을 핵심 증거로 판단한 것이 이례적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2심 판결 후 최 회장 측은 특히 6공 비자금 유입 및 혜택은 입증된 바 없고, 모호한 추측만을 근거로 이뤄진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노 전 대통령의 기여가 인정돼도 이를 노 관장의 기여로 볼 수 있는가도 대법원에서 쟁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자금 출처 역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메모 등에서 드러난 자금이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인지 불명확한 상황에서 이를 정상적인 돈으로 인정한 것이 쟁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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