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올려야 하는데…롯데카드, 이익 줄었다

매각 추진 속 상반기 순이익 79.5%↓, 전업카드사 중 나홀로 하락…“자산 성장, 고금리로 조달비용 증가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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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몸값 올리기 힘쓰는 롯데카드, 상반기 순이익은 뒷걸음질
매년 순이익을 늘리며 기업 가치를 높여온 롯데카드가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급감했다. 자산 증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 때문으로 풀이된다.

29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롯데카드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628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3067억 원) 대비 79.5%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전업카드사들은 금융비용 증가 등 부담 가중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호실적을 거뒀다. 롯데카드를 제외한 7개 카드사의 상반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상승했다. 

비씨카드는 지난해 상반기 306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999억 원으로 226.5% 늘었다. 같은 기간 하나카드가 726억 원에서 1116억 원으로 53.7%, KB국민카드가 1929억 원에서 2557억 원으로 32.6%씩 증가하며 그 뒤를 이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순이익 감소에 대해 “자산 성장 및 시장 전반의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로 순이익이 감소했다”며 “지난해 상반기 자회사 매각으로 인한 일회성 처분이익 효과를 제외하면 전년 동기(1079억 원) 대비 41.7%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카드의 금융비용 증가율은 전업카드사 중 두 번째로 높았다. 올해 상반기 3553억 원을 금융비용으로 사용해 전년 동기(2743억 원) 대비 29.5% 늘었다.

올해 들어 카드 이용금액 증가에 따른 자산 증대(2023년 6월 말 21조6973억 원 → 2024년 6월 말 23조8850억, +10.1%)에 금융비용이 확대됐다. 카드사들은 여전사(여신금융전문사)로 수신 기능이 없어 고객의 신용판매 이후 정산까지 필요한 금액을 조달해야 한다.

롯데카드는 2019년 롯데그룹 품을 떠나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를 새 주인으로 맞았다. MBK파트너스와 우리은행이 롯데카드의 지분을 각각 60%와 20% 인수했다. 이후 2022년 한 차례 매각에 나선 바 있으나 높은 몸값과 인수합병(M&A) 시장 위축으로 실패했다.

6월 말 현재는 롯데카드의 최대주주는 지분 59.83%를 보유한 한국리테일카드홀딩스다. 한국리테일카드홀딩스는 MBK파트너스의 자회사다

롯데카드는 최근 매각설이 다시 돌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인수 당시 조달한 6400억 원 규모의 인수금융 만기가 돌아와 하반기에 매각을 추진할 것라는 관측이다.

롯데카드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레버리지 비율 개선에 나섰다. 또 2021년 2258억 원에서 2022년 2780억 원, 2023년 3679억 원으로 순이익을 늘리며 몸값 올리기에 힘썼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한 점은 아쉽다. 롯데카드는 자산, 영업수익 개선을 바탕으로 하반기 실적 개선을 노릴 계획이다.

디지로카 전략에도 힘을 싣는다. 롯데카드는 2022년 디지로카 전략을 세우고 초개인화 기반의 ‘큐레이팅 디지털 컴퍼니’로 전환을 선언했다. 고객에게 최대의 편리와 이익을 전달하는 미래지향적 모델을 만들어 나가는데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