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시중은행의 금리 인상 등 대출 억제 정책에도 불구하고 대출 문턱이 더 높아지기 전에 서둘러 집을 사려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데이터뉴스가 한국은행의 2024년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8월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130조 원으로 집계됐다. 전월(1120조8000억 원) 대비 9조2000억 원 늘었다. 주담대 잔액 증가에 영향을 받았다.
주택담보대출은 올해 2분기 이후 증가세를 잇고 있다. 4월, 5월, 6월에 각각 전월 대비 4조5000억 원, 5조7000억 원, 6조3000억 원 늘었다.
가계대출 증가세에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에 가계대출 관리를 주문했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금리를 높였다.
4대 시중은행의 5년 고정형(혼합형) 금리(9월 13일 기준)는 최저 3.89%에서 최고 5.43%다. 두 달 전인 7월 13일과 비교하면 2%대 금리(신한은행 신한주택대출 최저금리 2.86%)가 사라졌고, 4%대였던 최고금리가 상승했다.
유주택자에게 신규 주담대 판매를 제한하기도 했다. 우리은행(9월 9일)과 신한은행(9월 10일)은 주택을 한 채라도 소유한 경우 수도권 주택 구입용 대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도 1주택 세대의 수도권 주택 추가 구입 목적의 주담대 취급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주담대 잔액은 꾸준히 증가했다. 8월 말 잔액은 전월 대비 8조2000억 원 늘어난 890조6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증감액은 최근 1년 중 최대치였던 지난해 8월(7조 원)을 넘겨 최대치를 경신했다.
1~8월 주담대 잔액 증가도 최근 3년 중 최대치다. 2022년과 2023년에는 13조8000억 원, 28조9000억 원 늘었는데, 올해는 40조2000억 원이 신규 대출로 잡혔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가 증가하면서 증가폭이 확대됐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을 앞두고 막차 수요가 몰린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9월은 가계대출 증가폭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이달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과 함께 은행권들의 자율적인 가계대출 관리 노력을 강화하는 만큼 증가세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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