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퇴직연금 적립액 2위 싸움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이 매년 퇴직연금 적립액을 큰 폭으로 늘리면서 현재 2위 현대차증권과 적립액 차이를 4조 원대에서 1년 새 2조 원대로 대폭 줄였다.
29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공시된 주요 증권사 퇴직연금 적립금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말 적립액 상위 3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현대차증권, 한국투자증권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증권은 3분기 말 현재 유일하게 20조 원대(27조3755억 원)의 적립금을 쌓았다. 미래에셋증권이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3위 한국투자증권이 매년 적립액을 큰 폭으로 늘리며 2위 현대차증권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퇴직연금 적립액은 2022년 3분기 말 9조2333억 원에서 2023년 3분기 말 11조7556억 원으로 2조5223억 원 늘어났고, 올해 3분기 말에는 14조4822억 원으로, 1년 새 2조7266억 원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은행 앱과의 제휴, 높은 수익률 등을 기반으로 적립액을 늘렸다.
한국투자증권은 토스뱅크,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과 제휴를 맺고, 각 은행 앱을 통해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높은 수익률도 주목된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디폴트옵션고위험BF1’의 1년 수익률이 25.58%로, 올해 2분기 전체 상품 중 1위를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매년 현대차증권과의 적립액 격차를 줄이고 있다. 현대차증권의 퇴직연금 적립액은 지난해 3분기 말 16조422억 원에서 올해 3분기 말 16조8082억 원으로 7660억 원 늘었다.
한국투자증권과 현대차증권의 적립액 차이는 지난해 3분기 말 4조2866억 원에서 올해 3분기 말 2조3260억 원으로 2조 원 가까이 줄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말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 시행을 앞두고 고객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퇴직연금 현물이전은 운용 중인 퇴직연금 계좌를 다른 금융사로 옮길 때 투자 상품을 매각하지 않고 현물 그대로 이전하는 것이다. 이동 편의성이 높아지면서 가입자들의 선택폭이 커지게 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상장지수펀드(ETF) 적립식 자동 투자 서비스를 연금 계좌로 확대하며 고객의 편의성을 강화했다. 퇴직연금 고객 대상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교보생명과의 업무제휴를 통해 퇴직연금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교보e감염케어 보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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