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기초유분을 주로 다루는 롯데케미칼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롯데케미칼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석유화학 부문(기초화학+정밀화학)에서 3547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전환했다.
다른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도 수익성이 크게 후퇴했지만, 롯데케미칼의 적자폭이 특히 컸다. 금호석유화학과 OCI(석유화학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8.4%, 22.7% 감소했고, LG화학(석유화학 부문)과 한화솔루션(케미칼 부문)은 각각 382억 원과 31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롯데케미칼의 적자 규모가 유독 큰 것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큰 기초유분의 시장상황 악화가 주 요인으로 꼽힌다. 에틸렌 등 각종 합성수지, 합성고무 등의 제조 원료가 되는 기초유분은 최근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스프레드가 크게 축소됐다.
여기에 운임비 상승(약 200억 원) 및 환율 하락, 특히 미국법인(LC USA)의 에탄분해설비(ECC) 공장 비정기 유지보수로 인한 일회성비용(약 900억 원)으로 롯데케미칼 기초화학 부문은 3분기 365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3분기(-334억 원)보다 영업적자폭이 3300억 원 이상 증가했다.
롯데정밀화학은 3분기에 103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흑자폭이 248억 원 줄었다. 염소계 시황 약세가 지속됐고, 암모니아계 상품 판매 줄었다.
기초화학 부문의 부진으로 3분기 롯데케미칼은 4136억 원의 전사 영업손실을 냈다. 여기에 인도네시아 석유화학단지 건설(라인 프로젝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전 일진머티리얼즈) 지분 인수 등으로 차입금이 증가해 이자 부담이 확대되면서 전사 당기순손실도 5138억 원에 달했다.
롯데케미칼은 이처럼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유동성 위기설도 불거졌다.
이와 관련, 롯데그룹은 지난 21일 롯데케미칼의 회새차 원리금 상환 관련 현안은 최근 석유화학 업황 침체로 인한 수익성 저하로 발생한 상황이며, 회사는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어 회사채 원리금 상환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또 10월 기준 활용 가능한 보유예금 2조 원을 포함, 가용 유동성 자금 총 4조 원 상당을 확보해 안정적인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부채비율 약 75%로 견조한 재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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