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홀딩스는 왜 북미 태양광 셀까지 넘보나

북미 셀 캐파(2GW), 모듈(50GW) 대비 4% 수준…셀 진출로 완전한 '비중국 공급망' 구축, 미국 보조금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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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OCI홀딩스는 왜 북미 태양광 셀까지 넘보나

[취재] OCI홀딩스는 왜 북미 태양광 셀까지 넘보나

OCI홀딩스가 다시 돌아올 태양광 부흥기에 대비, 태양광 셀 사업에 재진출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신재생에너지 영업이익(739억 원)이 전년(4060억 원) 대비 81.8% 감소했지만, 셀 사업을 다시 강화하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1일 데이터뉴스가 취재를 종합한 결과, OCI홀딩스는 지난달 20일 미국 텍사스에 2억6500만 달러(약 3840억 원)를 투자해 신규 법인을 설립키로 했다. 오는 2026년 상반기에 1GW(기가와트) 태양광 셀 상업 생산을 시작하고, 하반기에는 1GW 증설로 총 2GW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로 이어지는 태양광 산업 단계 중 폴리실리콘과 모듈 대비 셀 공급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의 '미국 태양광 셀 공장 증설 코멘트'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 내 모듈 캐파는 50GW가 넘었지만, 현재 생산중인 셀은 고작 2GW에 불과하다. 

한화큐셀이 북미 카터스빌 공장에서 3.3GW 규모의 셀을 올해 하반기 중 상업 생산할 예정인데, 이를 포함해도 모듈 캐파에 비하면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미국이 중국, 동남아, 인도에서 저렴한 셀을 수입해 미국 현지에서 모듈을 조립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며, "하지만 트럼프 정권이 중국산 제품의 관세를 올리고, 동남아를 통한 우회수출도 막는 등 중국 제재를 강화해 셀 수요가 붕 뜨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북미 셀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하나증권의 '급감하는 미국의 태양광 모듈 수입량' 리포트에 따르면, 2024년 10월 누적 미국의 셀 수입량은 약 11GW로, 전년 대비 281% 증가했다.  

이에 따라 미국에 폴리실리콘을 수출해야하는 OCI홀딩스가 직접 셀도 만들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이미 2014년 계열사에서 셀을 제조한 경험이 있으며, 이번 생산공장 설립은 기존 부지와 설비를 활용하고, 사전에 준비된 각종 인허가 보유로 상업 생산까지 타사 대비 1년 이상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에 의한 수익성 향상도 기대된다. IRA에 따르면, 1W당 4센트의 첨단세액공제(AMPC)를 받게 된다.

또한 OCI홀딩스가 셀까지 진출하며 구축한 '비중국 태양광 공급망'을 통해 북미 고객사의 니즈를 저격한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말레이시아 자회사 테라서스의 폴리실리콘을 동남아에 있는 잉곳, 웨이퍼 회사에 위탁해 웨이퍼를 제작한 후 미국 현지에서 셀을 만들고, 미국 자회사 미션솔라에너지가 모듈로 제작하는 방식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