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앤드급 전기차용 배터리에 들어가는 하이니켈 양극재 시장 열기가 뜨겁다. 중국업체들의 맹 추격속에 국내 4개업체가 진행중인 수주규모는 192조 원을 넘었다.
17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포스코퓨처엠, LG화학 등 주요 양극재 4사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현재 이들 업체가 진행하고 있는 하이니켈계 양극재 공급계약 규모는 모두 192조1148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기차에는 삼원계 배터리, LFP(리튬·인산철)배터리 등이 탑재된다. 삼원계 배터리는 양극재에 사용된 금속에 따라 NCM(니켈·코발트·망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등으로 나뉜다. NCA는 니켈 함량 80% 이상의 제품이며, NCM은 니켈 비율에 따라 여러 제품군이 있다.
최근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는 1회 충전당 주행거리 향상이 중요하게 여겨지며 하이니켈(니켈 함량 80% 이상) 배터리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니켈 함량이 많을수록 에너지 밀도가 높아지고, 주행거리가 길어지는 특징이 있다.
대외경제정보 플랫폼인 해외경제정보드림의 '미국 양극재 시장동향'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NCA 제품이 지난해 매출의 32.4%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등 큰 수요를 보였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양극재 기업들의 전기차용 하이니켈계 양극재 수주가 잇따르고 있다. 수주 금액은 포스코퓨처엠(84조554억 원), 에코프로비엠(53조9778억 원), 엘앤에프(29조3324억 원), LG화학(24조7492억 원) 순으로 높았다.
한편, 하이니켈계 시장에 중국 기업도 뛰어들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6월 발간된 SNE리서치 리포트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하이니켈 양극재 시장 점유율 1위(4.1%, 12만 톤)를 2년 연속 차지했다. 다음으로 엘앤에프(2.9%, 8만5800톤)가 4위 LG화학(2.5%, 7만4000톤)은 5위를 차지했다.
상위 8개 기업 중 중국 기업은 2022년 3위(XTC), 5위(Ronbay)를 기록했는데, 2023년에는 2위(Ronbay), 3위(B&M), 6위(XTC), 8위(Reshine)를 차지하며 높은 침투율을 보여줬다.
저가 전기차에 주로 탑재되는 LFP 배터리의 시장 점유율 10위권에 중국 기업이 모두 포진해있을 정도로, 중국은 LFP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제는 고성능 하이니켈 시장까지 넘보며 치고 올라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에코프로비엠 관계자는 "기술적인 면에서 고도화를 하고 있고, 하이니켈 양극재를 더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하기 위해 인도네시아에 통합 양극재 법인을 설립하고 있다"며, "니켈 매장량이 많은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원재료 제련부터 전구체 제조, 양극재 양산까지 한 공간에서 진행해 가격 경쟁력 있는 고품질 제품을 출시하는 전략을 취했다"고 말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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