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이후 개인형IRP(Individual Retirement Pension)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적립금 순위가 제도 시행 이전과 비교해 한단계 상승했다.
29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공시된 42개 사업자의 개인형IRP 적립액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2분기 적립액 상위 10개 사업자 현황을 보면 은행이 6곳으로 가장 많았고, 증권사가 3곳, 보험사가 1곳으로 집계됐다.
국내 퇴직연금 시장은 약 400조 원 규모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10월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시행되며 운용 중인 투자상품을 매각하지 않고 현물 그대로 이전할 수 있게 되며 머니무브가 활발해졌다.
금융감독원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현황통계에 따르면 실물이전 서비스가 시작된 지난해 10월 30일부터 올해 6월 30일까지 증권사에 총 1조206억 원의 적립금이 순유입됐다. 은행과 보험사에서는 1조173억 원, 33억 원이 순유출됐다.
상품별로 보면 근로자가 직접 운용하는 개인형IRP에서 머니무브가 더욱 두드러졌다. 증권사로 7835억 원이 순유입됐고, 은행과 보험사에서는 7346억 원, 490억 원이 순유출됐다.
이에 개인형IRP 적립금 순위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이 상위 순위였던 NH농협은행을 제치고 퇴직연금 순위 7위에 이름을 올렸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은 각 4위, 6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투자증권의 개인형IRP 퇴직연금 적립액은 5조8454억 원으로, 실물이전 제도 시행 이전인 지난해 3분기(3조9536억 원) 대비 47.9% 증가했다.
높은 수익률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1분기에는 고위험·중위험·저위험 유형 상품의 디폴트옵션 연간 수익률이 해당 유형 내 1위를 기록했다. 특히 고위험 디폴트옵션 상품인 '디폴트옵션적극투자형BF1'은 연간 수익률이 22.72%로 집계됐다.
증권사 중 가장 많은 적립금을 쌓은 미래에셋증권도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2분기 적립액은 13조236억 원으로, 10조 원을 넘겼다. 전년 3분기(9조8802억 원)와 비교하면 31.8% 증가했다.
적립액을 크게 늘리면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은행들과의 격차를 줄이기도 했다. 특히 3위인 하나은행과의 격차가 지난해 3분기 1조7241억 원에서 올해 2분기 1조1730억 원으로 감소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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